[검찰개혁] ① '뜨거운 감자' 보완수사권…'디테일' 논의는 첩첩산중

확증 편향 우려에 '검수완박' 목소리…'기소 전 단계로 봐야' 시각도

이의신청·행정기관 고발 사건 어떻게…구속·시효 임박 사건도 난제

보완수사 요구만으론 사건 처리 지연 심화 우려…당·정 견해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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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수사-기소 분리를 대원칙으로 한 '검찰 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왔습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기소는 공소청이,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맡는 큰 틀의 개혁안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각론을 두고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특히 최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절차 개선을 넘어 형사사법 체계의 공정성과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보완수사권 논의의 주요 쟁점을 짚어보고 현행 제도의 운용 실태와 문제점, 현장 실무자 목소리, 전문가 의견 등을 전하는 5건의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지만, 후속 입법과 제도 정비는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검사의 수사 개시(직접수사)를 금지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지만, 송치받은 사건의 보완수사를 허용할지에 관해서는 각계의 이견이 뚜렷한 상황이다.

정부와 여당 또한 검사의 보완수사 필요성에 대해 입장 차이를 여러 차례 드러내면서 향후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논의에서 보완수사가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보완수사권 향한 두 시선…"확증 편향 우려" vs "공소유지 절차일 뿐"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196조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해당 사건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검사가 직접 수사 개시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송치 사건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통상 보완수사라고 불린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하는 여당에서는 보완수사 역시 수사인 만큼,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수사의 주체가 공소 제기·유지까지 하는 현행 시스템의 경우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쉽고, '무리한 기소'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질의 답변하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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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기소 분리가 '수사 개시'와 '공소 제기'를 분리하는 개념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제로 지적된 확증 편향 역시 직접·인지 수사 사건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이므로 보완수사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형사사법 제도상 보완수사는 수사가 아닌 공소제기·유지의 준비 절차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소 후 재판 결과에 따른 책임을 검사가 지는 만큼, 최소한의 보완수사를 통해 책임 있는 공소 유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 이의 제기·기관 고발 등 유형 다양…'보완수사 정의'도 불분명

보완수사를 둘러싼 실무적 '디테일'에 대한 논의도 아직 부족한 상태다.

여당에서는 주로 논의 대상을 '수사기관 송치 사건'으로 상정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수사하는 대신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소인이 수사기관 처분에 이의를 제기해 검찰로 넘어온 사건의 경우에는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다시 수사기관에 내려보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행정기관이 자체 조사를 거쳐 검찰에 고발한 사건들에 대해서도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특히 공정위는 기관 내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없어 '수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경찰 송치 사건도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하거나, 피의자가 구속된 상태로 송치되는 경우에는 보완수사 요구를 내려보낼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여당이 주장하는 '검수완박'이 이런 유형의 사건들에까지 모두 적용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이에 대한 제도적인 대비책은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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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를 보완수사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가 임의조사 형식으로 관계자들을 부르는 것도 보완수사에 해당하는지, 송치된 범죄 혐의 내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보완수사로 볼 수 있는지, 확보된 증거의 법적 효력을 따져보는 것도 보완수사인지 등이 현재로서는 모두 불명확한 상태다.

현장에서는 보완수사 요구로 인한 사건처리 지연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많다.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경찰에 다시 돌려보낸 사건은 기존과 다른 사건 번호가 부여된다. 이로 인해 경찰의 업무 처리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고, 간단한 시정 사안이라도 오랫동안 처리되지 않는 '캐비닛 사건'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 李 "예외적 보완수사 필요"·정성호 "필요"…與는 '보완수사 허용 불가' 입장 고수

검찰 개혁을 주도하는 여권 내부에서도 보완수사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여당 간 견해차가 감지된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난달 발표한 '공소청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 법안 입법예고'에서 "검사의 직무 중 송치받은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관련은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보완수사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정 장관은 작년 12월 법무부가 펴낸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죄는 잠 못 들게, 억울함은 남지 않게)에서 "개혁의 중심에는 늘 국민이 있어야 한다"며 "경찰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경찰 수사가 완전무결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검찰의 보완수사는 말 그대로 국민이 억울함이 없도록 보완하는 기능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1차 수사한 송치사건의 오류나 미진한 부분을 새로운 수사를 하지 않는 범위의 추가수사를 통해 바로잡아 억울한 국민에게는 든든한 보호망으로, 범죄자들에게는 촘촘한 법망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1차 수사의 완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지연수사·수사부실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현실에서 보완수사마저 금지된다면 일반 국민이 피해를 받지 않는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례집에는 정 장관 취임 후 4개월여 동안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 보고된 주요 사건 약 500건 가운데 77건의 사례가 담겼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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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에서 검찰청을 대신해 신설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기로 했다.

이처럼 당정이 견해 차이를 보이는 만큼, 보완수사 관련 의제는 향후 형사사법 시스템 개혁 논의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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