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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일선 검사들 인터뷰…"실체적 진실 찾으려면 보완수사권 필요" 한목소리
[촬영 정윤주]
[※ 편집자 주 =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수사-기소 분리를 대원칙으로 한 '검찰 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왔습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기소는 공소청이,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맡는 큰 틀의 개혁안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각론을 두고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특히 최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절차 개선을 넘어 형사사법 체계의 공정성과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보완수사권 논의의 주요 쟁점을 짚어보고 현행 제도의 운용 실태와 문제점, 현장 실무자 목소리, 전문가 의견 등을 전하는 5건의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권희원 기자 = "'청소하러 왔는데 하루만 어쩌다 안마했다'고 진술했다는 겁니다. 언뜻 듣기에도 석연치 않았죠."
광주지검 군산지청 형사2부 오진세 부장검사(현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마사지 업소에서 안마사 자격 없이 안마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송치된 사건 기록을 검토하다 의문을 품었다.
오 부장검사는 지난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단속한 당일 하루만 영업했다'거나 '청소하러 왔다가 안마를 했다' 등의 진술이 너무 수상했다"며 "업소 계좌 명의자조차 특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 집행과 참고인 조사, 기록 검토 등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이 업소가 안마시술소를 가장한 불법 성매매 업소라는 점을 밝혀냈다.
애초 송치된 피의자는 바지 사장이었으며 실제 업주가 전북 군산 외에도 충남 서산 등 다른 지역 3곳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며 6천500만원 상당을 챙긴 사실도 확인됐다.
실업주는 지난달 29일 성매매처벌법 위반 및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수사로 이어지기 어렵고 추가 범죄를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신설될 예정인 가운데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일선 검사들은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촬영 권희원]
◇ 보완수사로 경찰 수사 보강…배후 밝혀내
대전지검 김홍래 검사는 보완수사를 토대로 10대 피의자들에게 배후가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10대 피의자 두 명은 자동차 문을 따고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구속 송치됐다.
김 검사는 이들이 대전에서 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지역에 살면서도 대전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에 주목했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는 형이 불러서 대전에 왔다"고 했으나 해당 부분에 대해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검사는 직접 피의자들과 면담하고 계좌·통신 영장을 집행한 결과 이들을 뒤에서 조종한 또 다른 10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그를 추가로 구속기소 했다.
그는 "보완수사권이 있었기에 경찰 수사를 보강할 수 있었고 배후범을 잡아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범죄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신속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실체적 진실을 찾으려면 보완수사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3년간 멈춰 있던 사건…의학 지식 갖춘 보완수사로 해결
의학 분야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에 직접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나왔다.
의학박사 출신으로 의약 분야 공인전문 검사인 대구서부지청 장준혁 검사는 2022년 4월 체육관에서 훈련하던 초등학생이 낙법 연습 중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사지마비와 지적장애를 입은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했다.
검찰은 앞서 경찰에 두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했으나 체육관장은 사건 당일 피해자가 머리를 부딪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피해자 역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해 사건은 기소중지 상태였다.
사건을 재배당받은 장 검사는 피해자의 상태가 호전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해 피해자와 부모를 조사하고 CT·MRI 등 의무 기록도 전면 재검토했다. 법의학 자문 회의 및 대검 법의학 감정을 통해 당시 체육관에서 뇌에 충격이 가해진 사실을 확인하고, 바닥에 이중매트가 설치됐다면 머리를 부딪히더라도 장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가능성도 도출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사건 발생 약 3년 만인 2025년 5월 체육관장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보건 의약 사건은 의학 지식을 가진 수사 인력이 드물어 보완수사 없이 기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도박장 수사하던 경찰이 수사정보 유출…뇌물 수수까지 밝혀
피의자와 지역 경찰이 깊게 유착돼 있다는 사실을 보완수사로 확인한 사례도 있다.
울산지검은 지난해 7월 도박장 업주와 가족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도주를 도운 혐의(뇌물 수수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로 울산경찰청 소속 경감을 구속기소 했다.
당초 경찰은 도박장 업주 1명과 범죄수익 1억원만을 특정했다.
검찰은 도박 빚에 시달리다가 자살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업주 가족들이 범죄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과 범죄 수익이 약 21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해당 경감이 피의자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수사 정보를 흘려 도주를 도왔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해당 경감이 연관된 사건의 추가 증거와 실체를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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