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선 공천신청 '저조'…TK만 몰리고 수도권 불출마 잇따라

당 '노선갈등' 여진 지속…내일 긴급 의총 논의 주목

'사법독립·헌법수호' 마스크 쓴 장동혁·송언석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사법독립' '헌법수호' 문구의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장하고 있다. 최고위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백드롭(뒷배경)을 '한 사람을 위해 파괴된 사법정의'라는 문구로 교체했다. 2026.3.5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박수윤 김유아 기자 =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공천 접수를 8일까지 받고 있으나 경선 흥행에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

이날 오후 6시에 공천 신청이 마무리되는데, 현역 의원이 대거 몰린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하고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은 신청자가 많지 않은 분위기다. 오히려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이들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사례가 잇따랐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천 접수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까지 접수하지 않았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신동욱 최고위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5선의 나경원 의원도 불출마로 일찌감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험지'인 경기지사 선거에도 여론조사 선두권인 유승민 전 의원, 김은혜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양향자 최고위원과 재선 의원을 지낸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부산은 현역 박형준 시장과 초선 주진우 의원이 공천 신청을 마치면서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광역단체장 공천 접수 마지막 날인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정치에는 위기의 순간마다 판을 바꾼 큰 결단의 장면들이 있었다. 지금 역시 그런 큰 정치의 장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울타리를 넘어 협력할 수 있는 세력과 서로 문을 열어야 하며, 때로는 길을 열어주는 용기도 필요하다"면서 "당과 지역을 위해 헌신해 온 지도자들의 백의종군과 같은 결단이 정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아름다운 장면이 될 수 있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소위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선언하지 않는 문제를 놓고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를 불과 석달 앞두고도 당의 노선 정리가 되지 않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화하는 권영세·나경원 의원-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 의원과 서울시가 연 용산국제업무지구 관련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같은 당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6.3.6 nowwego@yna.co.kr

오 시장은 전날 장 대표를 향해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나. 공천 접수를 미루더라도 우리 당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끝장 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부터 마련하기 바란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러자 5선 나경원 의원은 곧바로 "더 이상 당 탓하지 말라. 오 시장은 5선에 도전하는 현역 시장으로서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본인 반성이 먼저"라고 받아쳤다.

이에 5선의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나 의원을 겨냥, "응원은커녕 후보들을 낙담시키는 분위기 속에서 과연 누가 힘을 내어 뛰겠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 탓이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 당은 선수들을 돕고 있나, 아니면 발목을 잡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과 가까운 서울 재선 조은희 의원도 "지금 필요한 것은 당의 중진이 유력 후보를 향한 공개 저격을 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후보들이 기를 펴고 뛸 수 있도록 운동장을 바로잡아주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요구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전날부터 시·도당 위원장과 1대1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원내 지도부가 9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오 시장과 당내 소장파 등이 요구한 당 노선 변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지방선거가 90여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선거 승리를 위해 의원들의 적극적인 의견이 필요한 때"라며 "의총에서 당내 현안과 관련한 많은 의견 개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과 합리적, 개혁적 보수를 위한 당의 노선 변화를 촉구해왔다. 이런 변화가 선결돼야 이재명 정권에 대한 제대로 된 견제와 비판이 가능하다"며 "내일 있을 의총은 이런 변화의 시작이어야 한다"고 했다.

의총에서는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가 의결한 '당원권 1년 정지' 중징계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된 점을 두고 장 대표의 책임론과 윤리위원장 사퇴 요구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대구와 부산을 잇달아 방문한 한동훈 전 대표의 지방 일정에 친한계 의원들이 동행한 것을 두고 윤리위에 징계안이 추가로 접수된 가운데 장 대표가 '징계 정치'를 멈춰야 한다는 주장과 '해당 행위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온 바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내일 의총이 소집된 것은 환영하지만, 내일도 당 노선을 잡지 못하면 결국 선거는 각자도생이 될 것"이라며 "집단 지성으로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당의 노선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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