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이겨도 못 웃는 정청래…민주, 곧바로 당권경쟁 국면으로

텃밭 전북 사수·지방권력 탈환에 일단 연임 도전 속도 낼 듯

핵심 승부처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뒷맛 개운치 않은 승리

책임론 놓고 친명-친청 갈등 예고편 전망…김민석·송영길 등과 경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제9회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4일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새로 선출될 여당의 차기 대표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르면 8월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대표를 선출하면서 지선 종료와 함께 차기 당권 경쟁에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곳의 승리를 이끈 정청래 대표의 연임 도전이 점쳐지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전당대회의 핵심 화두는 지방선거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다수의 선거구를 되찾았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와 경기 평택을·부산 북갑·울산 남갑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에 자리를 내줬다.

넉넉한 승리일 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실점 탓에 뼈아픈 이번 선거를 돌아보며 열리는 전당대회는 정 대표의 연임론과 책임론이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당권 주자들 간의 열띤 세몰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눈 만지는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던 중 눈을 만지고 있다. 2026.6.4 scoop@yna.co.kr

◇ 지선 승리 업은 정청래…연임론 힘 받을까

민주당이 지방 권력 교체를 이뤄낸 만큼 정 대표의 연임 가도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선 나온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경남도지사, 대구시장 선거도 이겼으면 금상첨화였겠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승리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승리가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북에서 이원택 후보가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꺾으면서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각도 있다.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 후보가 공천을 받으며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전북 민심은 최종적으로 이 후보를 선택했다.

보수의 텃밭 중에서도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5.05%를 득표한 것 역시 소기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지선 승리가 정 대표의 정치적 기반을 단단하게 다져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광역단체장 후보에는 친청계나 정 대표와 성향이 유사한 강경파들이 대거 공천됐다.

일각에서는 '자기 사람'을 꽂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민심이 정 대표의 선택에 손을 들어준 모습이다.

정 대표는 전대 국면에서 지선 성적표를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며 연임 명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 유력에 축하받는 송영길 후보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4일 인천 연수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하자 부인 남영신씨와 함께 축하받고 있다. 2026.6.4 soonseok02@yna.co.kr

◇ 서울·평택을 패배에 "대표가 정치적 책임지는 것"

민주당의 지선 승리를 온전히 정 대표의 '공'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최근 급등한 코스피, 국민의힘 내홍 등 외부 변수가 민주당에 유리한 투표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부산·경남·경북 선거와 경기 평택을·부산 북갑 국회의원 재보선 패배는 정 대표에게 뼈 아픈 대목이다.

당내에서는 정 대표를 향해 격전지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조짐까지 보인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국회로 복귀한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평택을 패배에 대해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종합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방선거 승리의 외양은 화려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에서 석패했다면 지방선거를 민주당이 완승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당권파는 격전지 패배를 고리로 정 대표를 향한 압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간 비당권파는 검찰개혁 추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과정 등에서 정 대표가 독단적으로 당을 운영한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전북지사 선거는 결과적으로 승리했지만, 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후보의 득표율이 만만치 않았다.

권리당원이 19만명에 달하는 전북에서 일정 수준의 '반청'(반정청래) 민심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발언 듣는 김민석 국무총리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2026.6.2 xyz@yna.co.kr

◇ 2028년 총선 공천권 걸린 전대…계파 대결 불붙나

김민석 총리는 이르면 이번 주 사의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여의도 복귀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총리와 가까운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조만간 김 총리가 사의를 공식화할 것"이라며 "사표 수리 시점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이달 말에는 국회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방선거를 이재명 정부의 승리로 보는 관점에서는 '국정 2인자'였던 김 총리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는 논리가 나올 수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라디오에서 전대 출마에 대해 "당원과 민심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송 전 대표는 라디오에서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에 아쉬움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격전지 패배에 대한 '정청래 책임론'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와 각을 세웠던 친명(친이재명)계 비당권파가 김 총리와 송 전 대표를 지원한다면 전당대회는 '친명과 친청' 계파 대결 구도로 흐를 수 있다.

김 총리와 송 전 대표가 그간 정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던 친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세 대결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이번 전당대회가 이토록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것은 차기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향후 여권의 권력 지형을 결정짓는 여당 대표가 되는 만큼 계파 간 생존 대결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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