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코브라헬기 추락사고 원인은 엔진결함…軍 "도태시기 검토"

배기확산기 실린더 축 틀어지며 마찰…고열로 축 녹아 공중서 엔진정지

軍 "노후화로 안전사고 우려"…대체전력 미르온도 전력화 차질 상황

육군 코브라 헬기, 훈련 중 추락
(가평=연합뉴스) 9일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현리에서 육군 코브라 헬기가 추락해 군과 소방 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6.2.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d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지난 2월 경기도 가평군에서 훈련 중이던 육군 코브라(AH-1S) 헬기가 추락해 준위 2명이 순직한 사고는 엔진 배기확산기 내 결함으로 엔진이 공중에서 정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후반부터 도입된 코브라 헬기가 장기간 운용을 거치며 진동, 열변화 등에 따른 영향이 누적되는 등 노후화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중앙 사고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변순철 한국항공대학교 안전교육원 초빙교수는 10일 브리핑에서 "사고 발생의 원인은 항공기 엔진 배기확산기 내부실린더 결함에 따른 엔진 정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항공기에 장착된 T53 터보샤프트 엔진의 배기확산기 실린더가 엔진 중심축에서 틀어지면서, 진동하는 동력축과 압축기축이 서로 마찰해 고열을 발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동력축이 녹아내리고 압축기축과 고착돼 회전이 멈추면서 엔진 정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동력축과 압축기축이 고착되면서 비행 중 엔진이 정지된 것은 전례가 없는 사례라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T53 터보샤프트 엔진에 대한 저작권을 가진 미국 오자크 사(社)도 품질 엔지니어가 직접 입국하는 등 분석 과정에 참여했는데, "미국에서도 최초의 사례라고 확인했다"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조종사의 조작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변순철 교수는 사고기가 이륙 후 21초 만에 연기 발생과 함께 엔진이 정지했다며 "조종사의 과조작이나 오조작이 없었음에도 각종 계기 수치와 주 회전날개의 회전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추락해 엔진정지 12초 뒤 지면에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고기 방향지시계를 확인한 결과 조종사가 정상적 비행로보다 왼쪽으로 42도 정도 기수를 꺾은 것으로 볼 때 민가를 피해 비상착륙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그는 전했다.

코브라 헬기는 군이 1980년대 후반부터 도입해 운영해온 대전차 공격헬기다. 사고기는 1991년 도입된 기체다.

육군 관계자는 "코브라 헬기가 35∼38년간 운용되는 과정에서 이착륙 훈련을 많이 했다"며 "반복된 지면 충격 등으로 피로가 누적돼 엔진 배기확산기 내부 실린더에 미세한 변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엔진도 생산된 지 30년이 넘어가다 보니 원 제작업체는 사라졌고, 오자크사도 저작권만 보유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군은 오자크사에 원인 규명과 함께 배기확산기 검사 주기 조정, 동력축과 압축기축 간극 재설계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워낙 오래된 기종인 만큼 군은 대체전력 전력화에 맞춰 코브라 헬기의 순차적 퇴역을 추진해 왔다.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코브라 헬기 퇴역을 시작해 2031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도 "코브라 헬기는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이 우려되므로 합참과 협의해 도태 시기를 검토하겠다"며 대체전력인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의 기존 전력화 계획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르온 역시 엔진 결함이 확인되면서 육군항공학교에 전력화된 기체가 지난 5월 비행 중단되는 등 도입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브라 헬기 도태 시기를 어떻게 맞추느냐는 질문에 육군 관계자는 "대전차무기 등 대체할 수 있는 무기를 종합적으로 합참과 같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만 답했다.

이밖에 육군항공사령부에서 담당하는 안전관리 기능과 조직을 내년 4월까지 육군본부 전투준비안전단으로 이관해 지휘체계를 강화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고난도 훈련과목은 비행훈련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등 보완책을 추진하겠다고 육군은 밝혔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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