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인사책임론' 고민 안고 유엔으로…대북 메시지 관심

북미대화 가능성 속 '패싱' 우려 불식하고 '韓 역할 공간' 확보 과제

대미투자·파병 요구 등 한미관계도 난제 첩첩…트럼프와 대화 주목

인사 시스템 쇄신안 고심…野서는 '성남·경기라인 책임론'까지 거론

답변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8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황윤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국내외적으로 만만찮은 고민을 떠안은 채 북중미 순방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하고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 뒤 돌아올 예정이라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에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첫 유엔총회에 참석, 기조연설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회복한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를 알리고 한반도 문제 해결의 포괄적 방법론으로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의미하는 'END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당시 순방을 계기로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원칙을 처음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국제정세는 이 대통령이 내세운 비전과 원칙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흘러왔다고 하기 어렵다.

북한이 한국의 거듭된 대화 손짓을 외면하면서 'END'는 좀처럼 물꼬가 트이지 않고 있다.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움트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유의 협상 방식과 중간 선거를 앞둔 정치적 환경 탓에 '한국 패싱'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관계 진전을 위해 한국이 할 역할이 있다"며 "'패싱'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올해 유엔총회 기조연설 메시지 속에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대화를 추동하되 한국의 공간을 찾아낼 방법론을 담아내느냐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위 실장은 "한반도 평화공존의 방향을 담은 청사진을 유엔총회 무대에서 제안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적 차원의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위성락 안보실장, 유엔 총회 참석 및 멕시코 순방 일정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 및 멕시코 국빈 방문 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1 superdoo82@yna.co.kr

한미관계 역시 곳곳에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대미 투자 협상은 '상업적 합리성' 보장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으며 자칫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적 기여를 요구하는 미국 측의 압박도 거듭되고 있다.

이에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측 고위급과 접촉할지, 만난다면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을지 역시 관심사다.

위 실장은 "미국, 호주 등 주요 정상과 다양한 방식의 별도 접촉이 있을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긴밀한 정상 교류를 이어가고, 국익을 확대할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수석보좌관회의 입장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3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9.3 xyz@yna.co.kr

이런 가운데 순방을 떠나는 이 대통령의 머리 한편에서는 국내 정세와 관련한 고민 역시 내려놓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30 개각 지명자 6명 가운데 두 명이 연쇄 낙마하며 벌어진 '인사 실패'의 파장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그 고민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용혜인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신약 로비 의혹' 등으로 구설에 오른 끝에 사퇴하면서,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한 이후 '추가 의혹 탄원서'가 청와대 등에 전달됐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는 인사위원장인 강훈식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른바 '성남·경기 라인'의 인사 관여 의혹으로 논란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으로서도 앞선 기자회견에서 "인사 시스템을 재점검해보려 한다"고 밝혔던 만큼, 어떤 식으로든 쇄신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수석보좌관회의 참석한 김현지 제1부속실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현지 제1부속실장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1.8 superdoo82@yna.co.kr

김 후보자의 사퇴로 공석으로 남겨진 법무부 장관 자리에 새로운 적임자를 찾는 일 역시 고민거리다.

만에 하나 다음 지명자까지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타격이 배가되는 만큼, 공백이 다소 장기화하더라도 원점에서 새 후보군을 놓고 검증에 신중을 기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3선 백혜련·박주민·전현희 의원, 검찰 출신 초선 박균택·이건태 의원, 서영교 현 법사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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