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증인 곳곳 충돌…野 김현지·김용범 요구에 與 '방어막'

민주 "망신주기·발목잡기식 정쟁 안 돼" vs 국힘 "맹탕 국감 우려"

조희대 대법원장 국감 증인 채택 시도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이 2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포함된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 처리 시도에 항의하고 있다. 2026.9.28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김정진 기자 = 다음 달 6일 시작되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여야 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개각 논란 등을 정조준하며 청와대 인사들을 국회 증언대에 세우려고 벼르는 중이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쟁을 위한 증인 채택은 불가라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증인으로 채택해 맞서는 형국이다.

◇ 野 김용범·김현지 증인 추진에 與 반대로 '시끌'

지난 2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은 증인으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같은 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야당은 김용범 전 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일반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압박했으나,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공전하고 있다.

야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졸속 도입으로 개미들이 큰 손실을 본데다, 김 전 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아들이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해 석연치 않은 면이 많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운영위원회의 경우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증인 출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의힘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부적절한 인선의 배후에 김현지 실장이 있다면서 국감 출석을 요구해왔지만, 민주당은 모든 인사는 적법한 절차에 이뤄졌다는 논리로 방어막을 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9일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국감 증언대에 세우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박 위원장이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의 기관장으로서 글로벌 K팝 축제 '패노메논'의 해외 상표권 문제 등 현안을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박 위원장이 직접 출석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증인 채택에 동의했다.

문체위에서는 또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의 국감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연루된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제약업체 제넨셀 대표 강 모씨, 브로커 양 모씨 등 20여명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후보자가 사퇴한 지금 증인 채택을 계속 거부할 이유가 무엇이냐며 공세를 폈지만,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특정 정치인을 겨냥하는 자리가 돼선 안 된다며 반대해 의결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야당은 호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여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법사위는 전날 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 침해라며 의결 전 퇴장했으나, 민주당은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경위 등을 질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한병도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9 hkmpooh@yna.co.kr

◇ 野 "민주당 방해로 맹탕 국감 우려" vs 與 "정쟁 국감 안돼"

이처럼 증인 채택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면서 여야는 서로 국감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부에 부담이 될 만한 증인 채택을 막고 있다며 '맹탕 국감' 우려를 제기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무분별한 증인 요구가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반박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아전인수격인 증인 채택과 이재명 정부의 부실한 자료 제출이 이어지고 있어 맹탕 국감이 벌써부터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자신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대통령실 주요 인사, 대기업 관계자 등 국민의힘 요구 증인들은 철저히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경위 소속 박수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김용범 전 실장의 증인 채택을 촉구하는 별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권이 작년에는 김현지 부속실장 지키기에 '올인'하더니 올해는 김용범 전 실장을 지키기 위해 육탄방어에 나서고 있다"며 "김 전 실장은 단순한 청와대 참모가 아닌 민생 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주장을 '정쟁 국감'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치적 공세에 무게를 두고 불필요하게 광범위한 증인 채택을 요구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상임위에서 국민의힘의 무분별한 증인 채택 요구로 국감 계획서 의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망신주기 발목잡기식 증인 채택은 정쟁 국감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부디 증인이 아닌 국민을 최우선에 놓고 국정감사 준비에 협조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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