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노인과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용인의 기부천사들

익명 80대 어르신 2천여만원 기부…요양보호사 4년째 기부

(용인=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외로운 어르신, 도움이 필요한 가정의 어린이, 학생들을 위해 써 주세요."

'2천195만원 기부' A씨의 손편지
[용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점차 쌀쌀해지는 가운데 경기 용인시 곳곳에서 기부 천사들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14일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처인구에 거주하는 80대 어르신 A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청을 방문해 현금 2천195만원을 기탁했다.

현금다발 사이에 끼워져 있던 손편지에는 남편이 탄광에서 일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가정사,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4명의 자녀를 키워 온 개인사와 함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자녀들이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울러 "기부한 성금이 외로운 어르신과 도움이 필요한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시는 A씨를 직접 찾아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샤이(shy) 나눔 휘장'을 전달했다. '샤이 배지'는 공개를 원치 않는 기부자를 뜻하는 '샤이 기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작한 물품이다.

이웃돕기 성금 기탁하는 이순희(왼쪽) 씨
[용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2일에는 수지구에 거주하는 요양보호사 이순희(78) 씨가 풍덕천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큰돈은 아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올해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번 300만원을 전달했다.

4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이 씨는 앞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천만원씩을 기부한 바 있다.

이 씨는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늘 감사하다"면서도 "올해는 일을 많이 하지 못해 예년보다 적은 금액을 기부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시는 이들이 기탁한 성금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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