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박람회, 다가온 검증의 시간…무분별 국제 행사 '반면교사'로

22일 전남광주시 국감 쟁점 부상…주진우, 국민감사 청구

248억→723억 예산 증가에도 준비는 부실…계획 단계부터 검증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여수 섬박람회 개막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수=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말 많고 탈 많았던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가 폐막도 전에 검증의 시간에 맞닥뜨렸다.

국정 감사, 감사원 감사가 잇따라 예고돼 행사 개최 결정에서 준비, 예산 집행, 운영까지 모든 과정의 적정성을 심판받게 됐다.

1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는 22일 통합시에 대한 국정감사를 한다.

지난 7월 통합시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로, 역시 출범 후 첫 국제행사인 섬박람회 부실도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섬박람회 관련 공직자 국외연수 현황, 목표 관람객 300만명 추산 근거 등 자료를 요구했다.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승인 당시 248억원이던 예산이 직접 사업비 723억원, 연계 사업비까지 포함해 총 1천800억원대까지 늘어난 경위와 집행 현황도 파악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14일 6천732명 청구인 연명을 담아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예산 편성·집행, 주행사장 선정, 전시·체험·공연 콘텐츠 부실, 공직자나 그 가족에 대한 특혜·이해충돌 의혹, 계약 이행 등 광범위한 감사를 청구했다.

주 의원은 "위법·부당하게 쓰인 세금은 환수하고, 관련자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별렀다.

국민감사 청구
[주진우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민선 7기인 2018년부터 섬의 가치를 키우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기획됐다.

2020년에는 전남도와 여수시가 기본계획 수립을 마치고 협업을 본격화했으며 이듬해에는 기본 사업비 248억원(국비 64억원 포함) 규모로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도 받았다.

민선 8기 들어 행사 기간은 '여름 한 달(7월 개막)'이 아닌 '가을 두 달(9월 개막)'로, 사업비는 지방비 428억원이 더해져 모두 676억원으로 불어났다.

민선 9기 출범 이후인 지난 9월 행사 개막 이후에는 723억원까지 증가했다.

주행사장·박람회장 조성에 333억원, 전시 콘텐츠 개발·운영 111억원, 홍보마케팅·학술회의 102억원, 박람회장·조직위 운영 92억원, 행사 프로그램 개발 운영 70억원 등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장 조성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게 눈에 띈다.

허허벌판 매립지인 돌산읍 진모지구가 아니라 기반 시설이 이미 갖춰진 여수 세계박람회장을 활용했다면 상당액을 아끼고 콘텐츠 등에 투자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섬박람회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성공개최 경험과 여수 밤바다의 인기를 이을 지속 가능한 관광 콘텐츠를 지향했다.

10개 섬과 육지를 잇는 '일레븐 브릿지'를 기반으로 섬과 섬,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하는 상징적 공간인 돌산에 주행사장을 조성해 화태도, 개도, 낭도까지 확대한다는 거창한 비전도 있었다.

그러나 일레븐 브릿지 사업은 국비 지원 등이 원활하지 않아 지지부진했고, 시장이 바뀌고, 그때마다 담당 공무원들은 새 얼굴로 채워졌다.

섬박람회는 국제행사를 주변 인프라 구축의 기회로 삼아 국비 등을 쏟아붓고 정작 행사 준비는 소홀히 하는, 무분별한 지자체 국제 행사의 전형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웅 여수시민협 사무국장은 "섬박람회가 잘만 됐다면 비엔날레, 트리엔날레 형태로 자리 잡고 여수밤바다에 하루 머무는 것이 아닌 섬을 건너 고흥까지, 순천만까지 잇는 광역 관광 자원의 기반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담당·실무자가 수시로 바뀌어 기획하는 사람 따로, 행사 후 보고하는 사람 따로인 상황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관광 연계뿐 아니라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전시 콘텐츠를 채우는 복합적인 행사 준비라면 더욱 공직자들을 전문화해야 다양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다"며 "많은 예산이 투입됐으니 사후 활용 계획이라도 잘 다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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