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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L 상호확인·軍통신선 복원 협의하자"…작년 첫 제의 후 1년만에 다시 제안
"필요시 유엔사 포함 3자 회담도 가능…북측의 긍정적 호응 기대"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DMZ 상황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6.10.23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김철선 기자 = 국방부가 23일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다.
지난해 11월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설정 문제를 다루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처음 제안한 이후 MDL 이남 북한군 지뢰 폭발, 북한의 MDL 침범 등으로 접경 일대 긴장이 고조되자 거듭 회담 제의에 나선 것이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담화를 발표하고 "남북 간 지상 군사분계선의 명확한 위치를 상호 확인하고 군 통신선 복원 및 접경지역 우발 충돌 방지 방안을 협의할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 당국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달 21일 MDL 이남 북한군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이 크게 다친 것을 언급하며 "남북 간 MDL에서의 군사적 대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상황이 계속하여 방치된다면 또 다른 어떤 상황이 생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상되는 피해는 어느 한 편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MDL 위치에 대한 쌍방간 인식이 상이한 상황은 여전하고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장병들은 각자 인식하고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활동할 것이며, 이는 우발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측의 MDL 일대 활동과 우리 측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이 증가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며 회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필요하다면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3자회담도 가능하다. 구체적 일정과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DMZ 상황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6.10.23 dwise@yna.co.kr
국방당국은 이날 회담 제안을 발표하기 전 정전협정 이행 관리를 맡는 유엔군사령부와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엔사와 북한군 채널을 통해 우리 측 회담 제의를 북측에 통보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언론에 담화를 발표한 만큼 공개적으로 내용이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24년 4월부터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MDL 일대에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대규모로 매설하는 등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이 MDL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으로 대응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북한군 지뢰 폭발 이후 남북이 날 선 반응을 주고받은 끝에 북한이 1년 4개월 만에 대남 확성기 재개 카드를 꺼내는 등 MDL 일대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MDL 월선 및 우발 충돌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남북과 유엔사가 직접 협의를 통해 MDL에 대한 인식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에는 군사지도에 표시된 선을 따라 실제 지형에 1천292개의 표지판이 설치됐지만, 상당수가 유실돼 현재 식별되는 표지판은 약 200개 정도다.
한국군은 2004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이 정립한 군사 지도상의 MDL을 사용하지만, 유엔사는 2016년 자체적으로 'MDL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한 좌표를 연결한 MDL을 써 불일치가 발생한다. 북한군은 표지판 연결선 등을 기준으로 자체적인 MDL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MDL 기준선 설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김홍철 실장 명의 담화로 북한에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이재명 정부 들어 우리 측이 처음으로 꺼낸 대북 공식 회담 제의였지만, 북한의 호응은 없었다.
지난달 DMZ 지뢰 폭발 이후 정부는 당시 회담 제안이 유효하다는 판단 아래 추가 제안 여부와 시기, 방식 등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박정천 북한 국방성 고문이 지난 20일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의 주요 지점들을 리일환 노동당 비서와 김여정 당 부장, 인민군 총참모부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2026.10.2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북한의 호응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2일 "우리는 회담의 방법으로 국경선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주권행사, 즉 힘의 사용으로 우리의 주권경계선을 긋는다"며 MDL 일치화를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한국 입장을 이미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지뢰 폭발 이후 북한이 연일 담화로 민감한 대남 반응을 내놓는 점, 김여정의 이례적인 서부전선 '국경선 요새화' 현장 시찰 등으로 볼 때 북한도 최근 긴장 고조에 대응할 마땅한 방도가 없어 초조함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정부 내에서 나온다. 이런 정황상 북한도 회담 제의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 관리 주체인 유엔군사령부가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유엔사 메커니즘에 따르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하면 이를 통지하고 문제 해결을 시도하게 돼 있다. 따라서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한 북한의 MDL 이남 지뢰매설 등에 대해서는 이미 대북 소통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는 이날 한국의 대화 제의 담화에 대해 "한국 국방부의 발표를 인지하고 있다"며 "유엔사는 정전협정을 유지하고 MDL 일대에서 오판과 의도치 않은 긴장 고조의 위험을 줄이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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