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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국가기록원, 1986∼87년 도면 15건·67매 되살려
말리고 훼손된 도면 8개월간 정밀 복구
[국가기록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제19회 반도체의 날(10·29)을 맞아 국내 최초 '4메가(M) 디램(DRAM) 설계도면(1986∼87년)' 15건 67매를 복원해 소장처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전달한다고 27일 밝혔다.
D램은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스마트폰과 PC, 가전, 통신 외에 우주, 항공, 방위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한국은 1993년부터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다. 1981년 '반도체공업 육성 계획'으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정부는 1986년 4메가 D램 개발을 위해 '초고집적 반도체기술 공동개발 사업'을 수립했다.
이 사업은 정부와 ETRI 주도하에 삼성반도체통신, 금성반도체, 현대전자 등 민간 기업과 학계가 대거 참여한 초대형 산학연 공동개발 프로젝트였다.
한국은 1989년 4메가 D램 개발 성공 이후 1991년 16메가, 1992년 64메가, 1994년 256메가 D램 개발을 연속 성공시키며 세계 정상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1983년 64K D램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2013년 지정됐고, 1992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64메가 D램과 1989년 개발된 4메가 D램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2019년, 2025년 각각 등록됐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물은 1986~1987년 당시 4메가 D램 칩 전체의 설계 구조를 담은 풀칩(Full chip) 도면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완성한 메모리 칩의 전체 모습과 개발 성과, 기술 수준 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원본 기록물이다.
기존 1메가 D램 대비 4배의 집적도를 구현하기 위해 메모리 셀을 더 작게 만들고, 배선과 회로를 효율적으로 배치·연결한 핵심 기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복원 전 기록물은 길이가 1~3m에 달하는 대형 도면으로, 장기간 말린 상태로 보관돼 생긴 주름과 꺾임, 가장자리 찢김이 심각했다.
[국가기록원 제공]
특히 찢어진 부분을 연결하기 위해 사용한 비닐 테이프의 접착제가 변색·경화돼 추가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국가기록원은 '맞춤형 복원·복제 처리 지원사업'을 통해 8개월간 정밀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테이프 제거 도구와 유기용매를 이용해 테이프를 떼어낸 뒤 원본과 유사한 한지에 오리나무 열매와 도토리 껍질 등 천연재료로 염색해 손실된 부위를 세심하게 보강했다.
또 긴 도면의 말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름 6cm의 중성롤을 이용한 보존용 '굵게말이 축'과 전용 보존 상자를 제작해 향후 보존과 취급이 용이하게 조치했다.
복원이 완료된 도면은 고해상도 전자화 작업을 거쳐 국가기록원 누리집(www.archives.go.kr)에서 고품질 원문으로 제공된다.
국가기록원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국가 기록물의 보존 수명을 연장하고 후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처리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3·1 독립선언서'(독립기념관 소장),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우승상장'(손기정기념관 소장) 등 모두 82개 민간·공공기관의 기록물 9천310매의 복원을 지원했다.
[국가기록원 제공]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제19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보여주는 기록의 가치를 되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복원된 기록물이 널리 활용돼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미래 기술 혁신을 이끄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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