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행정통합, 주민의사 중요…대중교통망 통합 최우선과제"

"여론조사 등 다양하게 주민의사 확인가능…주민투표 서두르면 돼"

"분절된 시내버스 체계, 환승부터 통합…기능적 통합 먼저해야"

"서울대 10개 만들기 네이밍은 성공…카이스트 10개 만들기가 더 정확"

인터뷰하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2.7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차민지 기자 =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광역자치단체 간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해 "통합은 주민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통합이 이뤄지면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할 분야는 대중교통망"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주민투표, 대규모 여론조사 등 주민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주민투표를 하더라도 4월 1일 이전에만 실시하면 된다. 서두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행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공직선거일 60일 전부터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고 투표일은 수요일로 제한된다. 이를 고려하면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은 오는 4월 1일이다.

현재 행정통합 논의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4개 권역에서 진행 중이다. 정부는 통합 지역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와 2차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등을 제시하며 통합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마·창·진(마산·창원·진해) 통합을 언급하며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들과 의회에서 뚝딱 합의해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가 생략됐다"며 "중앙정부의 지원도 빈약했고 도청 소재지 이전과 같은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잘못된 행정통합의 사례다. 지금은 그와 반대로 가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고, 약속한 사안은 반드시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하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2.7

김 위원장은 행정통합 이후 가장 우선으로 투자해야 할 분야로 대중교통망을 꼽았다.

그는 "도시별로 분절된 시내버스 체계를 환승부터 통합 운영해 차 없이도 도시 간 이동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정책 추진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경남지사 시절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경남도청 인근 바버샵(이발소)에서 만난 청년이 창원에서는 관련 기술을 배울 곳이 없어 부산에 방을 얻어 3개월간 배우고 돌아왔다고 했다"며 "부산과 창원은 약 40㎞ 거리지만 대중교통으로는 2시간 이상 걸려 출퇴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서울과 수원은 가능한 거리인데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의 부탁은 창원에서도 배울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지만 모든 기능을 한 도시에 집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부산·창원·울산이 수도권처럼 대중교통으로 연결되면 각 도시의 강점을 연계할 수 있고, 청년들도 권역 내에서 출퇴근하며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갈 것 같으면 부산·울산·경남이 공동으로 대중교통망 계획도 세우고, 일자리나 창업생태계는 어떻게 만들 건지 협의해야 하지 않나"면서 "그래서 부·울·경 메가시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하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2.7

김 위원장은 행정통합은 교통·복지·의료·교육·문화 등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부터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이른바 '기능 통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이 먼저"라며 "대중교통망 통합을 비롯해 돌봄·의료·복지 등 (생활 밀착) 분야부터 권역 단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능적 통합을 먼저 한 뒤 조직적 통합은 시간을 두고 하면 된다"며 "주 청사 위치와 같은 쟁점은 경과 규정을 두고, 현재는 각 지역의 권한을 인정한 뒤 통합 이후 단계적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행정통합시 지원하기로 한 재정 인센티브도 통합 추진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앞서 정부는 광역 지방정부 통합으로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서울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연간 최대 5조원·4년간 최대 20조원 수준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연 5조원, 4년간 20조원의 재정 지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라며 "도지사 시절 전체 예산이 11조∼12조원이었지만 실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가용 예산은 약 3천억원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 1㎞를 놓는데 1천억원이 드는 상황에서 3천억원으로는 할 수 있는 사업이 제한적"이라며 "(여기에 연간 최대 5조원을 지원하면) 판이 달라진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2.7

그는 10대 그룹이 향후 5년간 지방에 총 27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제시한 성장엔진 5종 패키지, 즉 인재 양성과 지방대학 혁신, 연구개발(R&D) 규제 완화 등이 실제로 뒷받침되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여건에 따라 줄어들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계획 단계이며, 이를 실제 지방 투자로 확대해 나가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인재 양성과 기업 투자의 연계를 강조하며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도 언급했다.

그는 "2019년 SK하이닉스가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구미가 아닌 용인을 택한 이유는 석·박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기업이 지방에 투자하려면 결국 인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네이밍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었지만, 내용상으로는 정확하지 않다"며 "서울대 같은 종합대학을 전국에 10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카이스트·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 10개 만들기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전공대가 좋은 사례라며 "에너지·전력 분야에 특화된 공과대학으로 올해 첫 졸업생이 나오는데, 이미 전력·에너지 분야의 연구 수준과 교수진 역량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도 전력·에너지 분야 인재를 한전공대에서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기업이나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컴퓨팅센터 등이 전남에 구축되면서 지방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ddie@yna.co.kr,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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