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숙의 집수다] 존폐 기로에 놓인 등록임대사업자…시장 영향 촉각

李대통령 강경 메시지에 정부 등록임대주택 제도 손질 착수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 축소, 비아파트 등록임대 존속 여부도 논의

"단기 매물 증가 효과…임대시장 불안 우려 등도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손질을 주문하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앞서 아파트 등록임대는 2020년에 폐지된 가운데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를 넘어 비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도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아파트 등록임대 올해만 2만2천호 등록말소…매물로 나올 듯

주택 임대사업자 제도는 1994년 임대주택법 제정과 함께 처음 도입됐으나 개인 보유 주택의 등록임대가 본격화한 것은 2014년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제정 이후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주로 대부분 기업이 짓는 건설형 임대였는데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개인도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만들어 길을 열어준 것이다.

그럼에도 과도한 의무에 비해 혜택이 크지 않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제도는 문재인 정부가 2017년 8·2대책과 12·13대책을 발표한 이후 날개를 달았다.

당시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하면서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도록 압박하고, 팔지 않으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유도하면서다.

임대사업자에게는 최장 8년의 의무임대기간 동안 임차인 바뀜과 관계없이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하고, 임대 의무기간 동안 집주인이 거주할 수 없으며 다른 임대사업자 외에는 집을 팔 수 없는 의무가 부여된다.

임대소득세도 꼬박꼬박 내는 대신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중과 배제, 취득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이 주어졌다.

2018년 9·13대책 이후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중과까지 본격화하면서 양도세와 보유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임대등록이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5만7천명(주택 전체)이던 신규 등록임대사업자 수는 2018년 3배 수준인 14만8천명으로 증가했고, 신규 임대주택 등록 호수도 2017년 19만호에서 2018년에는 38만2천호로 2배가 됐다.

그러나 주택사업자에 주는 혜택이 과도해 다주택자들이 임대등록으로 규제를 피해 간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2019년 9·13대책으로 등록임대주택에 부여한 세제 혜택을 축소했다.

이후 정부는 2020년 7·10 대책에서 4년 단기 임대와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의 매입임대주택 71만7천여호 가운데 아파트는 15%인 10만7천여호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서울 아파트 물량은 4만2천500호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아파트 등록임대 주택은 올해부터 3년간 모두 자동 말소의 길을 걷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등록 임대주택 가운데 지난해 3천754호의 임대의무기간이 끝난 데 이어 이어 올해 가장 많은 2만2천822호의 임대등록 의무가 종료된다. 이어 2027년에 7천833가구, 2028년에 7천8가구가 시장에 풀린다.

현재 다세대·다가구·연립 등 비아파트는 등록임대 제도가 살아 있지만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임대 수요가 감소한 데다 임대인의 임대보증가입 의무가 강화되면서 신규 유입 수요는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비아파트 대상 6년 단기임대 제도도 도입했다.

다만 비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면서 현재까지 등록임대를 신청한 수요는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무기간 끝난 등록임대주택, 세제 달라지나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천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며 등록임대주택의 다주택 양도세를 중과할 경우 일정한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청 도시임대사업 민원실 모습. 2026.2.10 cityboy@yna.co.kr(끝)

◇ 정부 등록임대 제도개선 착수…"6년 단기 임대 사라지나"

지난달 말부터 다주택자의 버티기에 대해 연일 강경 메시지를 던져온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임대사업자 제도를 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 건설임대가 아닌 매입임대를 계속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며 등록임대 사업자 제도의 존속 여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이어 9일에는 등록임대주택에 주어지는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을 놓고 "일정 기간의 처분 기회는 줘야겠지만 임대 기간 종료 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세제도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데 임대사업자에게는 혜택을 지속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당장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등록임대사업 전반에 걸친 제도개선에 착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적한 등록임대주택의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비롯해 현재 남아 있는 비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의 존속 여부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 축소에 그치지 않고 비아파트 등록임대 존폐 여부도 판단해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을 없앨 당시 비아파트까지 전면 폐지하는 것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비아파트 임대인들은 생계형 사업자가 많고, 청년이나 서민들의 전월세 물량 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10년 장기임대로 전환하는 대신 제도는 존속했다.

시장에서는 전체 매입 등록임대의 85%를 차지하는 비아파트 등록임대사업을 없앨 경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 도입해 아직 성과가 미미한 6년 단기 임대는 폐지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잠실의 한 중개업소 매물 안내판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 "비아파트 공급 위축, 전월세 불안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일반 다주택자에 이어 임대사업자 물량까지 시장에 나오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매물이 늘면서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폭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빅테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6만2천357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지난달 23일(5만6천219건) 이후 10.9% 증가했다.

단지별로는 급매물도 늘면서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매매, 임대 시장에 미칠 부작용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 성창엽 회장은 "8년간 임대료 인상을 5%로 제안해 등록임대아파트의 임대료는 일반 전월세의 40∼50%나 저렴하다"며 "인제야 매도가 가능한 시점이 됐는데 갑작스럽게 양도세 중과 제외를 소급 적용하겠다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등록임대주택 중에는 투기과열지구 확대와 정비사업 추진으로 매도가 제한된 물건도 포함돼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노원구 상계동·마포구 성산동 등 재건축 단지 가운데 일부는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거나 조합인가가 임박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양천구 목동의 한 주민은 "목동 6단지 소형주택을 임대등록하고 지난해 자동말소가 됐는데 그 즉시 조합설립인가가 떨어져 매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등록임대 물건은 집주인이 거주할 수 없어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의 예외 조항에 해당하는 '10년 보유, 5년 거주' 요건도 맞출 수 없는데 갑자기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없앤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등록임대 제도 폐지나 혜택 축소가 신규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까 봐 우려한다.

빌라·연립 등을 건설하는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수요자 입장에서 원룸이나 소형 위주의 빌라·다세대 등은 소유보단 임대의 대상이고 이곳에서 무주택 기간을 쌓아 청약하려는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민간 매입임대 사업자 제도를 없애거나 혜택을 축소하면 집을 지어도 매수할 주체가 줄어들어 공급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대 시장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이창무 교수는 "임대사업자 주택을 단기에 팔 것을 종용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실입주자만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어 임대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며 "현재 서울은 토허구역 실거주 의무와 계약갱신청구권, 투기과열지구 규제 등 여러 제도가 충돌하는 상황이어서 등록임대 제도를 손질하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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