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학원도 더 보내고, 생필품도 사고"…월 15만원의 행복 시작

장수군, 농어촌 기본소득 첫 지급…소상공인도 "경제 활력" 기대

'월 15만원의 기쁨'
(장수=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장수군민에게 '농어촌 기본소득'이 처음 지급된 26일 장수군청 앞에서 진행된 상생소비 한마당에서 한 군민이 기본소득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2026.2.26 warm@yna.co.kr

(장수=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김부각을 워낙 좋아해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길래 맛이 궁금해서 오늘 받은 기본소득 카드로 첫 결제를 해봤어요."

전북 장수군민에게 '농어촌 기본소득'이 처음 지급된 26일. 이를 기념해 장수군청에서 열린 '상생소비 한마당' 행사에서 만난 주부 왕혜영(69)씨가 손에 쥔 김부각을 보여주며 웃었다.

장수군을 포함한 전국 10개 군(郡) 주민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기본소득 시범사업 기간(2026∼2027년)에 연령이나 소득 제한 없이 1인당 매월 15만원씩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받게 된다.

4인 가족의 경우 매월 60만원을 받게 된다.

왕 씨는 "매달 생활비가 늘어난 셈이라 일단 기쁘다. 주로 식료품을 사는 데 쓰지 않을까 싶다"며 "한편으로는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문제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장수군 대상자 2만922명 중 1만8천929명인 90.5%(지난 1월 기준)가 신청을 마쳤는데, 이는 군민들의 높은 호응을 보여준다고 이정우 장수군 부군수는 설명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장수=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장수군민에게 '농어촌 기본소득'이 처음 지급된 26일 장수군청 앞에서 진행된 상생소비 한마당에서 농업법인을 운영 중인 박기덕 씨가 김부각을 판매하고 있다. 2026.2.26 warm@yna.co.kr

지역 소상공인들도 기본소득 정책을 반겼다. 기본소득은 원칙적으로 거주 중인 읍·면 지역 내에서만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에서 3년 전 장수로 귀촌해 농업법인을 운영 중인 박기덕(48)씨는 "지역의 소비 여력이 크지 않아 그동안 수수료와 광고비를 부담하며 인터넷 판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본소득이 일회성이 아닌 만큼 주민들이 다양한 품목을 구매해 지역 경제 전반이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 귀촌인들의 지역 정착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수 다둥이 가족도 "기본소득 기대"
(장수=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장수군민에게 '농어촌 기본소득'이 처음 지급된 26일 장수군청에서 열린 기본소득 1호 수령자 전달식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장수 다둥이 가족과 기본소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2.26 warm@yna.co.kr

이날 행사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참석해 '기본소득 1호 수령자 전달식'도 했다.

송 장관은 장수군의 다둥이(3남매) 가족에게 장수사랑상품권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기본소득 지출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은 다둥이 아버지 김기준(44)씨는 "첫째가 미술을 좋아해 학원에 다니는데, 이제는 동생들도 함께 학원에 보내는 데 사용할 생각"이라며 "식비랑 생필품 구매도 조금 더 여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송 장관은 "기본소득 정책이 '돈 나눠주기식 세금 낭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농어촌 소멸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무엇이라도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안에서 돈이 돌면 청년들이 이주해 창업을 시작할 수 있고, 기존 주민도 떠나지 않으면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이 희망적인 실험이 장수군에서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정책을 시행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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