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뛰자 은행건전성 휘청…11년내 최고연체율 등 부실징후 속출

A은행, 서울지역 대형 PF 대출 연장거부·부실처리…연체율 치솟아

美·EU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국내금리도 더 오를듯…"PF·자영업 등 부실 우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2026.3.8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임지우 기자 =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에서 건전성 지표가 약 10∼11년 사이 가장 나쁜 경우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년간 많은 대출을 끌어 쓴 자영업자·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대출자)가 원리금 상환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에서도 다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만약 이란 사태로 글로벌 물가가 계속 뛰어 미국 등 해외 주요국과 우리나라 통화정책이 금리 인상 등 긴축 쪽으로 선회할 경우, 부실 대출은 더 빠르게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5대 은행 대출 주체별 연체율 단순평균 추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자료 취합
시점 가계 대기업 중소기업 기업 계 전체
원화대출계
2025.12월말 0.30% 0.03% 0.50% 0.41% 0.36%
2026.1월말 0.33% 0.04% 0.59% 0.48% 0.41%
2026.2월말 0.35% 0.11% 0.67% 0.56% 0.46%

◇ 올해 들어 5대은행 중소기업 연체율 0.17%p 급등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 말 기준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평균값(이하 단순평균)은 0.46%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말(0.36%)과 비교해 두 달 사이 0.1%포인트(p) 올랐다.

대출 주체별 연체율은 ▲ 가계 0.35% ▲ 대기업 0.11% ▲ 중소기업 0.67% ▲ 전체 기업 0.56%다. 지난해 말보다 가계 0.05%p, 대기업 0.08%p, 중소기업 0.17%p, 전체 기업 0.15%p 뛰었다.

금리 상승과 경기 부진에 가장 취약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이 포함된 중소기업 연체율의 오름폭이 가장 컸다.

5대 은행의 2월 말 기준 전체 원화 대출 고정이하여신(3개월이상 연체·NPL) 비율(0.40%)도 지난해 말(0.34%)보다 0.06%p 높아진 상태다.

역시 중소기업 NPL 상승 폭이 0.12%p(0.48%→0.60%)로 가장 컸다.

5대 은행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단순평균 추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자료 취합
시점 가계 대기업 중소기업 기업계 전체 원화대출 계
2025.12월말 0.23% 0.27% 0.48% 0.42% 0.34%
2026.1월말 0.25% 0.28% 0.54% 0.47% 0.37%
2026.2월말 0.27% 0.35% 0.60% 0.53% 0.40%

◇ B 은행 2월 가계대출 연체율 0.50%, 11년8개월내 최고 찍어

개별 은행의 부실 상황은 더 좋지 않다.

A 은행의 경우 2월 말 대기업 연체율이 0.40%로 2017년 3월(0.80%)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A 은행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추진 중인 PF 사업장 '이오타 프로젝트'(서울역 인근 복합단지 개발)와 관련해 당행이 브릿지론 연장을 거부하고 장부상 부실 대출로 분류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의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0.42%)도 2016년 3월(0.45%)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A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0.329%)도 2020년 2월(0.33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B 은행에서는 2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0.50%)과 고정이하여신 비율(0.37%)이 각 2014년 6월 말(0.54%), 2016년 8월(0.38%) 이후 11년 8개월, 9년 6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C 은행의 경우 전체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2월 말 현재 역대 최대인 1조1천250억원까지 불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 대출 부실 지표 특징
'26년 2월 말 지표 각 은행 내부 시계열 특징
A은행 대기업 연체율 0.40%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 0.42%
가계 연체율 0.329%
2017년 3월(0.80%) 이후 최고
2016년 3월(0.45%) 이후 최고
2020년 2월(0.332%) 이후 최고
B은행 가계 연체율 0.50%
가계 고정이하여신 비율(0.37%)
2014년 6월말(0.54%) 이후 최고
2016년 8월말(0.38%) 이후 최고
C은행 전체 원화대출 고정이하여신 규모 1조1천250억원 역대 최대

◇ 이란전쟁 20일만에 대출 지표금리 0.34%p↑…'글로벌긴축' 가능성까지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출 부실 위험도 갈수록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사태로 유가가 계속 오르고 공급망 불안이 이어질 경우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우려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조기 종료하거나 서둘러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본 전망은 아니지만 이번 회의에서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일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인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도 2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으로는 중기 물가 전망이 악화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더 제약적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해진다는 뜻"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의 경우 아직 통화정책 방향 전환 등과 관련해 시장에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고 있다. 최근 통화정책방향 보고서에서 "3월 들어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대외 환경 급변으로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특정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하기보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경제지표 등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사이클(주기) 시작을 점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 0.25%p씩 올려 연말 최종 금리가 연 3.0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동전쟁 이후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세가 더 강해졌다"며 "부동산·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PF 부실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로 금리까지 빠르게 올라가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못 갚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가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은행채 1년물과 5년물 금리는 이란 사태 직전 2월 27일 각 2.900%, 3.572%에서 이달 20일 현재 3.033%, 3.907%로 불과 약 20일 사이 0.133%p, 0.335%p씩 뛰었다.

이란 전쟁 이후 금리 변화(단위: %, %p)
※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공시
채권 종류 2026년 2월 27일 2026년 3월 20일 금리 변동
은행채 1년물 금리
(은행 신용대출 등 지표금리)
2.900 3.033 0.133
은행채 5년물 금리
(은행 고정금리 등 지표금리)
3.572 3.907 0.335

shk999@yna.co.kr, hanjh@yna.co.kr,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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