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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 순매도 30조, 역대 최대…전쟁에 AI·반도체 불확실성도 커져
월 평균 환율 외환위기 수준…"美 지상군 투입시 1,550원 넘을 수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외국인 투자자 코스피 순매도 규모가 이달 들어 약 30조원으로 역대 최대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90원 선에 바짝 다가서며 역대 4위 수준에 올랐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원화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평균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89.3원으로, 외환위기 중이던 1998년 3월(1,488.87원)을 넘어 월간 기준 역대 네 번째로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직후 환율이 급등했던 1997년 12월(1,499.38원)과 1998년 1월(1,701.53원), 2월(1,626.75원) 다음이다.
올해들어 평균 환율은 1,464.93원으로 역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1,596.88원) 이후 가장 높다. 다만, 차이는 130원 가량 난다.
지난 주엔 환율이 한 때 1,517원을 넘길 정도로 뛰면서 평균 환율이 1,503.4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기준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둘째 주(1,504.43원) 이후 17년 만에 1,500원대로 올라섰다.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 폭은 4.72%(뉴욕 종가 기준)로 주요국 중 가장 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2.6% 올랐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국 통화인 유럽연합(EU) 유로(-2.62%)와 일본 엔(-2.58%), 영국 파운드(-1.64%), 스위스 프랑(-3.72%), 캐나다 달러(-1.81%), 스웨덴 크로나(-4.68%) 모두 원화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아시아에서 호주 달러(-3.46%)와 대만 달러(-2.11%), 중국 역외 위안(-0.84%) 등도 원화보다 강했다.
태국 밧(-4.84%), 칠레 페소(-5.48%), 러시아 루블(-5.08%),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6.90%) 등만 원화보다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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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충격에 더해 외국인들이 코스피를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우면서 원화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9조8천146억원을 순매도해 사상 최대였던 지난달(21조599억원) 기록을 뛰어넘었다. 두 달간 총 순매도 규모는 50조원이 넘는다.
외국인은 지난 한 주에만 국내 주식을 13조3천16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역시 주간 기준으로 종전 최대였던 지난 2월 마지막 주(11조7천889억원)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달에는 연초 상승률이 높았던 코스피에서 차익 실현을 하려는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많았다면, 이달 들어서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와 AI·반도체 산업 고평가 우려까지 겹치면서 순매도 규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구글이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를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주가 타격을 입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AI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우리 증시 과열 등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반도체 전망이 아직 좋지만 중동 전쟁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 회피 국면에서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코스피를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받치고 있는 것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익 실현을 하기 좋은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우려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안전 자산 선호 심리, 원화 약세 우려에 따른 환차손 회피 목적 등으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거나 (경기침체 중 물가가 상승하는)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반도체 사이클도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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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중동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원화 약세는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위원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높은 유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은 결국 경기 침체 우려와 더불어 원화의 약세를 견인할 수밖에 없다"면서 환율이 올해 하반기까지 1,450원∼1,51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고 전쟁이 확산하는 경우에는 환율이 단기간에 1,550원 선도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120∼130달러대에서 유지된다면 환율 균형점 자체가 1,500원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전쟁이 완화하더라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연평균 환율은 역사상 가장 높은 1,450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걸프 국가에서 이미 파손된 에너지 시설이 정상화되는 데 수년이 걸리고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1,500원대 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상당이 커졌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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