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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8개 IB, 물가상승률 전망치 2.0→2.4% '껑충'…한달새 0.4%p↑
정부 총력대응하지만…고유가·고환율 '더블쇼크'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3주에 걸쳐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인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 안내문이 놓여 있다. 2026.4.2 ksm7976@yna.co.kr
(세종·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한지훈 송정은 기자 =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 물가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9%포인트(p) 끌어올린 것을 시작으로 눈높이를 줄줄이 높이는 흐름이다.
일단 3월 물가지표까지는 일부 석유류 품목을 제외하면 비교적 안정권에 머물렀지만, 이제부터 중동발 고유가 충격파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공업제품 물가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월 이후로 소비자물가 오름폭의 확대를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석유 최고가격제, 유류세 추가인하, 품목별 특별관리(43개) 등 범정부 총력대응으로 가파른 상승폭을 완화하고 불공정 꼼수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스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국경제 구조적으로 석유의존도가 높은 데다가,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서는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이중의 물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한층 내수를 위축시키고 거시경제 정책조합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취합]
◇ JP모건 "5∼9월엔 물가상승률 3% 웃돌 것"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2월 말 평균 2.0%에서 3월 말 2.4%로 0.4%p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2.2%)보다 0.2%p 높은 수준으로, 불과 한 달 사이 평균 전망치가 이 정도 뛴 것은 드문 일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2.1%)와 UBS(2.0%)를 제외한 나머지 IB 6곳이 모두 전망치를 2.0% 중반대로 높였다.
바클리는 1.9%에서 2.5%로, 씨티는 1.9%에서 2.6%로, 골드만삭스는 1.9%에서 2.4%로, JP모건은 1.7%에서 2.6%로, HSBC는 2.1%에서 2.3%로, 노무라는 2.1%에서 2.4%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IB 중에 1%대 전망치를 고수한 곳은 없었다.
2.6%로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한 JP모건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중동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아직 데이터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화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6%에 이를 것"며 "중동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5∼9월에는 3%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후의 전망은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2.6%를 제시한 씨티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잠정적으로 2.8%로 가정하고 있다"며 "유류세 인하와 최고가격제에도 소매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씨티는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4∼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대체로 2.8∼3.3%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른 아시아 주요국의 물가 전망치도 연달아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월 말 평균 1.6%에서 3월 말 평균 1.9%로 0.3%p 높아졌다.
홍콩(1.6→1.8%), 인도(3.9→4.3%), 인도네시아(2.8→3.2%), 말레이시아(1.7→1.9%), 필리핀(2.6→3.6%), 싱가포르(1.6→2.0%), 태국(0.3→0.7%) 등으로 일제히 전망치가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 정부는 중동사태에 따른 물가 파급이 1~3차에 걸쳐 단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기존 돼지고기, 계란 등 물가 특별 관리 품목을 공산품 및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대한 43개 품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2026.3.27 scape@yna.co.kr
◇ 정부 총력대응하지만…고유가·고환율 겹악재
우리나라 경제 구조적으로 중동발 '에너지 쇼크'를 피하기는 어렵다.
정부의 총력 대응이 충격파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효과를 내겠지만, 당국이 쌓은 '방파제'만으로 맞서기에는 '고유가 파고'가 너무 높다는 게 문제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온전하게 반영되지 않은 3월 물가지표에서는 정부가 특별관리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정책효과가 일정 부분 드러났다는 평가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출고가가 인하된 밀가루 물가지수는 132.33으로 작년 동월보다 2.3% 떨어졌다. 전월보다는 1.5% 내렸다.
봄철 생산증가 등과 맞물려 상추·시금치·깻잎·오이·호박·토마토·마늘·김도 작년 동월 대비, 전월 대비 모두 하락했다.
석유류가 9.9% 뛰며 전체 물가를 0.39%p 끌어올렸고 경유(17.0%)·휘발유(8.0%)·등유(10.5%) 모두 크게 올랐지만, 국제유가 흐름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 오름폭이 적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모두 정부가 특별관리하는 품목들이다.
국제유가 상승분의 물가 파급이 3~6개월에 걸쳐 나타나는 시차를 감안한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가 3월에 상승했더라도, 비축분 사용 등으로 수입원유 가격은 4월에야 오르게 된다"며 "곧바로 반응하는 석유류만 보더라도 그런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본격적인 영향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정부의 총력전이 부분적으로 물가에 도움은 되겠지만, 한계는 있어 보인다"며 "종전이든 휴전이든 공급측면의 타격은 우리에게 상당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도 물가 파급이 1~3차 단계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1차로 에너지 품목에 영향을 미친다면, 2차로는 운송·물류 부문에서, 3차로는 공산품·가공식품·축수산물, 외식서비스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가한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도 인플레이션을 증폭시키는 변수다.
지난달 19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로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을 넘어서면서 지난주까지 1,510~1,530원대에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석유류뿐만 아니라 농축수산물·가공식품 수입물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가하게 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는 우리로서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모든 수입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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