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에 이어 장특공제 손보나…비거주에 축소·폐지 검토

예정대로 유예 종료…李대통령 취임 후 첫 부동산 세제 변화 주목

비거주에 최대 40% 공제…"오래 투기했다고 세금 깎아주는 비정상" 지적

서울의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재개가 임박한 가운데 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를 비롯한 부동산 세제가 변곡점을 향하고 있다.

3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22년 5월 10일부터 올해 5월 9일까지 4년에 걸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고 10일부터 중과세를 다시 시작한다.

조정지역의 집을 팔면 기본세율(6∼45%)에서 1가구 2주택자는 20%포인트(p)를, 3주택자 이상 소유자는 30%p를 높여 적용한다.

애초 예정된 유예 종료 시점에 맞춰 중과세를 재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주요 부동산 세제의 첫 번째 변경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그간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서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세금 문제는 어찌 됐든 마지막 수단이다. 전쟁으로 치면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이런 가운데 관계 부처는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거론한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도록 세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인 개편 대상으로는 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가 꼽힌다.

소득세법 95조는 3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을 팔아 얻은 차익에 과세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6∼30%를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거주 주택을 15년 이상 보유했다가 팔면 양도차익의 30%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법은 1가구 1주택 양도차익의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차익의 12∼40%와 거주 기간(2년 이상)에 따라 8∼40%를 합산 공제하도록 하고 있다.

가령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을 팔면 보유기간 공제율 40%와 거주기간 공제율 40%를 함께 적용받아 양도차익의 80%가 비과세다.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특공제가 주택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개편을 검토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어 "살지도 않을 집에 오래 투기했다고 세금 깎아주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게 세금폭탄이냐"며 "1주택자의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을 것"이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대해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 주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비거주 주택에 최대 40%를 공제하는 현행 제도가 합리적인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특공제의 혜택이 치우쳤다는 지적도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국세청 고가주택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통계를 분석해 최근 내놓은 '고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예정신고 통계 분석'에서 "장특공제 금액의 98.0%가 수도권에 귀속되며, 서울 단독으로 90.0%를 차지한다"며 "고가 부동산 양도 차익의 상당 부분이 장특공제를 통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장특공제를 개편하는 법안이 이미 발의돼 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지난달 27일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비거주자 공제를 없애고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에 한해 16∼80%의 공제율을 적용하도록 실거주 중심으로 장특공제를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같은 달 8일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원으로 하는 세액공제 방식 전환 계획을 담고 있다.

다만, 이들 법안이 정부·세제 당국과의 공식 협의를 통해 나온 것이 아니라서 그대로 추진될지는 불확실하다.

보유세에 관해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3월에는 외국 주요 도시와 한국의 주택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X에 소개하며 "저도 궁금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청와대 측은 "보유세는 가장 최종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이 대통령은 4월 9일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을 두고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번 해보자"고 언급하는 보유세 개편에 관심을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실거주 1주택, 직장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비거주한 실주거용 1주택 등 정당한 보유주택을 제외하고 투자·투기용 부동산의 보유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면 버틸수록 손실이 될 것"이라며 "보유 부담이 정상화되면 지금의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가격은 정상화될 수밖에 없다"고 X에 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시절 완화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관계 당국은 이 대통령이 지적한 비거주자 장특공제를 축소하거나 점진적·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부동산 세제 개편을 전반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양도세 중과세 재개 효과를 지켜보며 전체적인 부동산 정책 방향을 판단할 필요가 있고, 내달 3일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쟁으로 번질 우려 등을 고려해 당장 공개적인 논의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으며 방법이나 시기 등을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며 언급했다.

7월 무렵으로 예상되는 세제 개편과 맞물려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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