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 '파죽지세' 어디까지 가나…"8,600도 꿈 아니다"

국내외 증권사들 잇단 목표치 상향…실적 상향 전망에 눈높이↑

단기급등 따른 우려도…"반도체 피크 아웃·금리 인상 등은 우려"

'꿈의 7천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코스피가 7천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5.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코스피가 6일 '불기둥'을 뿜으며 '6천피'를 달성한 지 채 2개월여 만에 꿈의 '7천피 시대'를 열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피 이익 모멘텀을 고려할 때 '8천피'도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단기 과열 우려 등은 증시 변동성을 키울 요소로 꼽히는 모습이다.

◇ 국내외 증권사, 올해 목표치 줄상향…"최고 8,600 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가 '불장'을 이어가면서 대내외 증권사들이 줄줄이 코스피 눈높이를 높여 잡고 있다.

현재까지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 범위를 7,200∼8,600으로 내다봤다.

가장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으로, 올해 코스피 상단을 기존 6,000포인트에서 8,6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비반도체 업종으로도 온기가 번질 경우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연간 전망에서는 BPS(주당순자산가치) 경로를 반영해야 하는데, 내년 삼성전자 BPS는 10만2천292원에서 14만5천515원으로, SK하이닉스는 45만6천438원에서 82만3천314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간 전망에서 산업재, 증권, 소비재 등으로 이익 상향이 후행적으로 확산될 시간을 반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코스피가 최대 8,47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익 모멘텀이 지속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에 금리를 한 두차례 인하할 경우 시나리오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개선 가시화 속 코스피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1∼2회 인하하고, 반도체 PER(주가수익비율)을 8배로 상승해 적용하면 코스피 상단은 8,470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이밖에 삼성증권[016360]도 반도체 업황 호조 지속을 근거로 최근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200에서 8,400으로 상향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AI(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강해 내년 하반기 반도체 공급 물량 출회 전까지 초과 수요는 커지고, 증설 이후 초과 공급은 적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8,400포인트도 공격적인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KB증권(7,500), 한화투자증권[003530](7,500), 다올투자증권[030210](7,300), 한국투자증권(7,250), SK증권[001510](7,200) 등은 상단을 7,200∼7,500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 시나리오에서는 '1만피(코스피 10,000)'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AI 및 반도체 모멘텀이 더욱 확산되고 피지컬AI 재평가가 강화되면서 버블 장세가 전개될 경우 1만피도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실적이 2023년 대비 4∼5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2023년 당시 코스피 수준이 2,500포인트임을 감안할 때 4배 상승이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코스피 구조적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저평가가 해소되고, 강세장 수준의 멀티플(배수)을 부여하면 코스피 1만 포인트도 달성 가능한 상황"이라며 "AI 산업이 아직 초기인 점을 고려하면 중기 시계에서 추세적으로 1만 포인트 달성도 시간 문제"라고 짚었다.

해외 증권사들도 줄줄이 코스피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최고 8,500까지 올려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골드만삭스도 반도체와 산업재 전반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올렸다.

아울러 노무라증권도 "전반적으로 한국의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유가 상승과 잠재적인 거시경제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며 코스피 상단을 8,000포인트로 제시했다.

7천 돌파한 코스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코스피가 7천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5.6 jjaeck9@yna.co.kr

◇ 반도체 업종 이익 눈높이 '쑥'…목표가도 줄상향

코스피 불장이 길게 이어지는 배경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급격히 상향 중인 추세가 거론된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3개 이상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335곳의 2026년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현재 809조7천370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517조4천540억원이었던 전망치는 3개월 사이 55% 급증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이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 속한 44개 주요 종목의 2026년도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24조7천53억원에서 597조2천770억원으로 84% 급증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체들이 장기 계약 구조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어렵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수년 치 물량을 선주문 계약으로 확보하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 구조가 매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계기로 코스피 이익 전망이 상향되며 글로벌 대비 모멘텀 우위가 부각됐다"며 "반도체 등 주도 업종의 실적 가시성이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주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은 상관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데, 빅테크 기업의 실적 호조는 반도체를 포함해 IT 비중이 높은 한국 코스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주도 업종인 반도체는 상승세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장기공급 계약이 늘어난 가운데 과거에 비해 반도체 하강 국면은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518조원까지 상향돼 국내 증시 하단을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반도체 매수 여력이 충분해 보이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전망치 상향이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코스피 시장 비중이 유지될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율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달러/원 환율은 추가 지정학 충격이 없다면 하락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금융시장의 전쟁 민감도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데다, 한국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서프라이즈 등으로 한미 금리차가 축소됐고,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역대급 무역 수지 흑자는 달러 공급 여력을 강화 중"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 반도체로 호실적 쏠림은 경계…"중동 변수도 지켜봐야" 지적도

다만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 독주는 코스피 불기둥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반도체 기업 실적이 휘청일 경우 증시 전체가 흔들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제외한 333개 상장기업의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익 전망치는 3개월 사이 207조5천452억원에서 현재 230조342억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면 코스피 가격 매력도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2배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PER은 15.3배로 집계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도 나와 견고하던 반도체 투자 심리에 균열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들은 그동안 공격적으로 유지해왔던 반도체 업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지난달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하반기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여전한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에 국제유가가 오르고,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대내외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점도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이달 들어 대내외 주요 은행 인사들이 연이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어 관련 우려가 현실화한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이달 4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올랐다며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이달 초 미국에서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등을 지적하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6월을 거치며 에너지발 물가의 2차 전이 속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주요국의 매파적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며 "중동 이외 지역의 공급 개선으로 유가 안정화가 동반되기 전인 2분기까지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를 비롯해 비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 옵션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아직 중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하반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정학적 긴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회복을 위한 '새로운 관세 전쟁'을 유발할 경우 글로벌 교역 질서가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9월부터는 반도체 투자 심리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등이 대두될 수 있고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차익실현이 출현할 수 있어 가을철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저평가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증권, 이차전지 업종 등이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 1분기 실적 발표 확인 이후 상대적으로 기술적 부담이 크지 않은 비반도체에서도 대안 모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과열 부담 여부, 실적, 수급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볼 때 에너지화학, 전력 설비, 증권업종 등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충격으로 나타난 고유가 환경에서 기존 에너지원의 대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며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가 대표적인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내 비중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종목 크기별로는 대형주 중심의 투자가 유효하다는 제언이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한 매크로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나홀로 상승 중"이라며 "변동성이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으니 알파를 노리기보다는 시장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는 대형주 위주의 투자를 추천한다"고 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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