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기 만에 적자 전환 쿠팡…고객 이탈·일자리 축소 '이중고'

구매 이용권 등 비용 급증에 3천545억원 영업손실로 '어닝쇼크'

활성 고객 70만명 감소에 직고용 일자리도 한 달 만에 3천600명 줄어

개인정보 유출 조사 등 규제 리스크 여전…김범석 의장 "회복에 시간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 속에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 부진의 여파는 단순히 재무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고객 이탈과 고용 축소라는 경영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쿠팡 매출 49조원대·순이익 3천억원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쿠팡이 작년에 49조원대의 매출과 3천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매출과 순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쿠팡 센터 모습. 2026.2.27 mjkang@yna.co.kr

◇ 1분기 영업손실 3천545억 '어닝 쇼크'…"고객 구매이용권 영향"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1분기 3천545억원(2억4천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5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천790억원)의 52%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로 지난 2024년 2분기로 342억원 영업손실을 낸 이후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통업계 최대 규모인 1천628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한 게 주요 요인이었다.

이번 1분기에는 판매비 및 관리비가 3조7천200억원(25억3천9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21억6천200만달러)보다 17% 늘어나는 등 각종 비용이 매출을 넘어서며 적자를 봤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제품·서비스 판매 활동과 기업의 일반적인 관리·유지에 든 비용이다.

법무, 대관 비용도 포함되는데 최근 김 의장의 총수(동일인) 지정,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사법 리스크 증가도 비용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 고객 70만명 이탈…물류센터 중심 고용 감소

고객 이탈도 가시화되고 있다. 1분기 활성 고객(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천390만명으로 지난해 4분기(2천460만명) 대비 70만명 감소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원을 중심으로 한 '락인(Lock-in)' 효과로 탈팡 움직임의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기업 매출에 타격이 간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 이탈에 따른 물량 감소는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다.

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쿠팡과 물류와 배송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L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합산 직고용 인력은 8만7천135명이었다. 2월 대비 3천600명가량 줄었다.

쿠팡 직고용 인력은 지난해 9월 말 9만3천502명까지 늘었으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11월부터 무급휴직을 신청한 직원이 늘어나는 등 일자리 수가 줄었다.

고객 이탈에 소비 물량이 줄고, 이는 입출고·배송·재고관리 인력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줄어든 쿠팡 일자리는 대부분 지방 물류센터 현장 일용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김범석 동일인 지정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용 가방이 야적되어 있다. 2026.4.29 jjaeck9@yna.co.kr

◇ 성장세 둔화와 규제 리스크…"회복세 시간 걸릴 것"

흑자 전환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쿠팡Inc는 그동안 쇼핑 서비스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에 투자하며 적자를 감내해 왔다.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이 10조5천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쳤고,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매출은 1조9천4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 커졌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로켓 배송 등 핵심 사업의 외형적 확장이 둔화한 가운데 신사업은 성장했지만, 공격적 투자로 이 분야 손실 역시 폭증한 것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2분기에 과징금 부과 조처가 내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징금 액수에 따라 공정위 과징금에 따라 적자를 본 지난 2024년 2분기와 마찬가지로 올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볼 수도 있다.

공정위가 쿠팡의 총수로 법인이 아닌 김 의장을 지정하면서 김 의장에 대한 사익편취 등 공정거래법상 규제도 강화됐다.

김 의장은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며 다만 "일시적으로 중단된 성장 효과가 전년 대비 비교 실적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년 대비 성장률은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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