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조정신호?…코스피, '8천피' 넘보다 급등락 '널뛰기'(종합)

한때 7,999까지 오르며 '8천피' 턱밑까지…장중 500포인트 이상 변동성

외국인 대거 '팔자' 지속…삼성전자·하이닉스 하락전환에 '파란불'

"단기 급등 따른 차익실현 빌미 찾은 듯…코스피 상승 추세는 유효"

코스피는 지금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2026.5.12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숨가쁘게 달리며 8천선 고지 턱밑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12일 돌연 하락 전환하며 숨고르기를 보였다.

코스피 상승 주역이었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과열 부담이 번진 가운데 외국인이 대거 '팔자'를 이어가면서 지수를 끌어 내린 모습이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179.09포인트(2.29%) 내린 7,643.15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30일 이후 6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이다.

앞서 지수는 전장보다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로 출발해 상승폭을 확대, 한때 7,999.67까지 올라 8천선을 코앞에 뒀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날 장중 8천피 돌파가 유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개장 전부터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미국 반도체주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8천피 기대는 이미 잔뜩 커진 상태였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퀄컴(+8.42%), 마이크론(+6.50%), 웨스턴디지털(+7.46%), 시게이트(+6.56%) 등 메모리 반도체 종목이 전주에 이어 강세를 이어갔고, 이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59%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조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란을 압박, 지정학적 긴장은 커졌지만 투자자들은 AI 붐 지속에 베팅하는 분위기였다.

미국발 기술주 훈풍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도 상승 출발해 장 초반 오름폭을 키웠다.

장 초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9만1천500원, 196만7천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그러나 장중 이들 종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파란불'을 켜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지수는 한때 단숨에 전날 종가대비 5.12% 급락한 7,421.71까지 밀려났기도 했다. 이날 고점(7,999.67) 대비 577포인트 넘게 빠진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 차이는 역대 두 번째로 컸다. 그만큼 변동성이 컸다는 의미다. 역대 1위는 지난 3월 4일 기록한 612.67포인트다.

이후 장중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낙폭은 일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 넘게 내리다 하락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5조6천25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을 5조2천193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증권가에서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과열 우려가 연이어 나오면서 매도세를 자극한 분위기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는 29.5%, SK하이닉스는 46.2% 급등해 단기 고점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부터 증권가에서 반도체 고점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하반기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들어서도 키움증권[039490]이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와의 괴리율 축소를 감안해 투자의견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LS증권[078020]도 SK하이닉스에 관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기업의 급격한 실적 개선 속 인건비와 성과급 이슈가 부각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주 사이 어느 때보다 대규모 전투 재개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진 점도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핵 물질과 관련한 이란의 실질적인 양보가 나오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천 육박' 코스피, 오늘도 장중 최고치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로 출발해 7,900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6.5.12 pdj6635@yna.co.kr

시장 일각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조정장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뉴욕증시 강세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을 상기시킨다고 평가가 나와, 일부 국내 투자자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뉴욕증시가 흔들리면 코스피도 덩달아 휘청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 글에서 나스닥 지수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지탱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았다며 급락 반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그간 상승폭이 주요국 증시보다 컸던 만큼 조정 시 낙폭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는 모습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 증시 급등의 이면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60% 이상 상승했기에 단기 급등을 되돌리려는 움직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 조정은 단기 과열 해소 국면이며, 코스피 이익 모멘텀을 고려할 때 장기 상승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5거래일간 코스피가 18.5% 급등한 만큼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의 매물이라는 뜻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증폭 배경으로는 외신에서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을 더 진지하게 고려한다는 소식, 오늘 밤 예정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심리 및 미국 10년물 금리 4.4%대 재진입 부담, 외국인 순매도 등을 지목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실 이보다는 그간 반도체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게 주된 이유 같다"면서 "실적, 밸류에이션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주가가 단기간 너무 급등한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전쟁, CPI(소비자물가지수), 외국인 순매도 등을 명분 삼아 출회되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스피 이익 추정치 상향은 지속되고 있어 지수 상방은 여전히 더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오늘 코스피 급락은 실적 전망 상향 조정 지속,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단기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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