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기념비적 사건"…'전인미답' 韓자본시장 새장 열었다

'7천피' 달성 9일만 '8천피' 돌파…'1만피' 전망도 잇따라

129일, 87일, 34일, 70일, 9일…천단위 마디지수 경신 가속

AI혁명, 반도체 강력 수요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주도

외국인 '팔자'에도 개인이 견인…과열 우려, 차익실현 등 주목

'꿈의 8천피'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 8,000 기념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2026.5.15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코스피가 '7천피'(7,000)를 돌파한지 불과 9일만에 '8천피'(8,000)까지 올라서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1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39.18포인트(0.49%) 오른 8,020.59를 나타내고 있다.

0.37% 내린 7,951.75로 출발한 지수는 곧 상승전환한 뒤 단숨에 8,000고지에 올라섰다.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넘어선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6일 7,000선을 넘어선지 9일만이고, 거래일 기준으로는 7거래일만에 1천단위 마디지수를 재차 갈아치운 것이다.

이날 현재 코스피는 연초 대비 90.32% 급등해 전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 중 압도적 1위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2위는 대만(44.15%), 3∼5위는 튀르키예(30.04%)와 코스닥(28.70%), 일본(24.46%)이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4.60%와 9.58% 올랐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16% 상승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AI 산업 혁명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주 초강세가 '8천피' 시대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70% 넘게 오르며 역대급 강세를 시현 중이다.

이에 힘입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같은 기간 각각 126.5%와 188.6%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2%에서 47.6%까지 커졌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미·중 패권전쟁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로 한국을 지목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일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고, 비상계엄과 뒤이은 탄핵 정국까지 겹쳤다.

그러나 코스피는 작년 4월 9일 2,293.70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이날 현재까지 250% 가까이 급등했고 1천단위 마디지수 돌파 간격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지수는 2025년 6월 20일(3,021.84)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었고, 같은해 10월 27일(4,042.83)에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이어 올해 1월 22일에는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터치했으며, 2월 25일(6,083.86)에는 6,000선, 5월 6일(7,384.56)에는 7,000선마저 뚫어냈다.

1천포인트 단위로 마디지수를 갈아치우는데 든 시간은 3천피에서 4천피까지 129일, 4천피에서 5천피까지 87일, 5천피에서 6천피까지 34일이 걸렸다.

이란 전쟁으로 전 세게 금융시장이 3월 내내 가혹한 조정을 받았던 까닭에 6천피에서 7천피에 오르는데는 70일이 걸렸으나, 7천피에서 8천피까지는 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수 레벨 자체가 높아지면서 상승 속도에 가속이 붙은 데다, 한국 증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가파른 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코스피 7,000 돌파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코스피가 7천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5.6 jjaeck9@yna.co.kr

7천피에서 8천피로 올라온 데는 개인 투자자들의 '국장'(국내시장) 복귀에 따른 자금 유입 흐름이 갈수록 거세지는 흐름도 큰 역할을 했다.

코스피가 7천선을 돌파한 직후인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으로 대규모 순매도를 지속, 도합 26조2천86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으나 코스피는 그 와중에도 상승을 지속했다.

개인이 23조2천86억원을 순매수하며 비중확대 행보를 이어간 결과다.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액은 2조7천666억원에 그쳤다.

전쟁 영향으로 3월 한때 5천선을 위협받기도 했으나 4월 들어 순식간에 하락분을 만회하고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에 개인 투자자들의 '포모'(FOMO·소외 공포)에 불이 붙은 결과다.

이제 관심사는 코스피가 차익실현 등 일부 조정을 받을지, 기세를 몰아 어디까지 상승을 이어갈지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잇따라 목표치를 상향했다. 특히 코스피 10,0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2일 코스피 올해 전망치를 9,500으로 제시하면서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10,000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정보기술(IT)을 비롯, 에너지안보·방산·재건·자동차 및 로봇 등 산업 사이클이 다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코스피 전망치 상향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합뉴스의 관련 질의에 "코스피 8,000선 돌파는 글로벌 벤치마크에 해당하는 미국 S&P500 지수보다도 먼저 해당 마디 지수대에 도달한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한국 증시의 상전벽해급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면서 "역사적 신고가 경신 랠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글로벌 AI 및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편승한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폭발적 수출 및 실적 모멘텀이며, 향후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퀀텀점프와 정부의 밸류업 정책 릴레이에 힘입어 전례없는 10,000선 안착 및 글로벌 톱5 증시 도약을 모색하는 기록적 강세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꿈의 코스피 8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스피가 8000 포인트를 돌파한 1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5.15 mon@yna.co.kr

JP모건은 코스피 목표치를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10,000으로, 기본과 약세장 시나리오도 각각 9,000과 6,000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전망치를 9,000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연말 코스피 전망치를 9,750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최대 12,000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나,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지나치게 강세가 편중되는 양상은 부담이다.

유가증권시장내 업종별 올해 상승률을 보면 14일 장마감 기준으로 시장수익률(89.39%)을 상회하는 업종은 전기/전자(153.42%), 건설(127.96%), 제조(109.34%), 증권(103.56%) 등 네 개에 불과하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코스피에 비해선 수익률이 뒤떨어지는 까닭에 최근에는 관련 지수상장펀드(ETF) 등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등 상대적인 소외를 겪는 실정이다.

hwangch@yna.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