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선 1달러에 7만100원, 올들어 80% 뛰어…"통화량 증가 때문"

우리 환율 47.5배…원/위안 환율도 60% 상승

"北 확장 재정에 환율·물가 폭등 우려 가중"

길주군 지방공장 식료품 코너서 제품 살펴보는 주민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주민들이 지난 23일 준공된 지방공업공장 내 식료품 코너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12.24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최근 북한의 통화량 증가 등으로 현지 원/달러 환율이 연초보다 80% 가까이 치솟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의 원인은 아니라고 한 한국은행의 분석과 다소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경제연구소 송재국 차장은 지난 6일 '북한의 환율 폭등 원인과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했다.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올해 1월 4일 3만9천200원, 3월 29일 5만4천200원, 4월 12일 7만100원 등으로 급등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78.8%로, 환율이 7만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평양은 7만100원, 신의주는 7만120원, 혜산은 7만140원으로 환율이 제각각인 현상도 나타났다.

여기서 북한 원화는 한국 원화와 이름만 같고 전혀 다른 화폐다.

북한의 원/달러 환율 수준은 올해 초 한국 환율의 27.2배 정도였으나 4월 12일 47.5배로 크게 뛰었다.

북한의 원/위안 환율도 4월 17일 기준 8천900원으로 연초보다 58.9% 올랐다.

[IBK경제연구소 제공]

송 차장은 주요 원인으로 명목임금 인상, 국책 사업 추진에 따른 임금 지급, 국내 자재 조달을 위한 통화량 대량 발행 등을 지목했다.

지난 2023∼2024년 북한 주민들의 명목임금이 1천900% 올랐으며, 10년 동안 20개 시·군에 공장을 짓는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물 통화 외에도 쿠폰의 일종인 '5만원권 돈표' 발행, 디지털 원화 지급 등이 시중 통화량을 늘려 북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송 차장은 분석했다.

외화 수급 불균형도 환율 급등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송 차장은 북한 내부에서 투기적 외화 비축 수요가 늘어난 반면, 외화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북한에서는 쌀, 휘발유, 의약품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물가가 오르고, 식료품 수입이 축소되면서 민간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

환율 급등이 외화 수요 증가, 수입 비용 상승, 재화 유통 가격 상승과 공급량 감소 등 악순환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송 차장은 "북한의 환율 급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시적 외환 수급 불균형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로, 특히 북한 원화의 대량 발행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화폐 시스템 신뢰 붕괴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확장 재정 기조가 향후 환율과 물가 폭등 우려를 가중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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