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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대 취업 43개월 연속↓·30대 초반 실업 10개월째↑…1분위 月82만원 적자
'8천피' 호황에 쏠림·비대칭 커져…'빚투' 반대매매 한 달 새 319%↑
사상 최대 경상 흑자에도 환율 급등…물가 상승에 저소득층 부담 증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한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이 반세기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는 호조 속에 커지는 변동성과 양극화에 직면하고 있다.
고성장 국면이지만 고용은 저조했다. 증시는 활황을 맞이한 가운데 등락 폭을 키우고 있으며 환율과 물가가 오르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성장의 동력을 이어가되 불균형과 비대칭성을 줄여 민생이 안정되도록 하반기 경제 정책에 총력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 분기 명목 성장률 50년 만에 최고…국민총소득 기록적 증가
14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10.5%(잠정치) 성장해 1976년 1분기(13.0%)에 이어 상승률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1분기 실질 성장률은 1.8%로 집계돼 2020년 3분기 2.3%를 기록한 후 5년 6개월(22개 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증가하면서 작년에 실질 1.1%, 명목 4.4%에 그쳤던 성장률이 올해 대폭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한은은 올해 실질 성장률은 2.6% 수준으로 관측했으나 1분기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포인트(p) 높아짐에 따라 8월에 내놓을 연간 전망치가 적어도 2.7%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 이상을 내다보는 해외 투자은행(IB)도 있다.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11.0% 늘었다. GDP와 마찬가지로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질 GNI 증가율(9.2%)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경제 전반을 보면 중동 전쟁이라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기는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고 소득이 높아지는 등 큰 틀에서 주요 지표가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취업↓·고전하는 2030…하위 10% 가구 적자액 집계 후 최대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부문별로는 불균형과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고용이다. 5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명(0.1%) 감소해 비상계엄으로 경기가 위축됐던 2024년 12월(-5만2천명) 이후 17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3월까지 2개월 연속 2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4월에 7만4천명으로 쪼그라들었고 지난달 감소로 돌아섰다.
취업자는 1∼5월 월 평균 약 11만6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월 평균 18만1천명 정도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고용시장의 활력이 둔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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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p 높아졌다. 고용률은 4월에 0.2%p 내려갔고 5월에 0.5%p 떨어졌다. 지난달 하락 폭은 팬데믹의 영향을 받던 2021년 2월(-1.4%p)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제조업 취업자가 14만명이나 감소한 것이 고용 시장에 타격을 줬다. 반도체가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이 업종의 취업자는 전체 제조업 취업자의 4% 정도에 불과해 고용 유발 효과를 그리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젊은 층이 취업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경력직 선호 및 수시 채용 확대 경향 속에 20대 취업자는 43개월 연속 감소했고 직장 초년생의 주축인 30∼34세는 실업자가 10개월 연속 늘었다.
전반적인 국민 소득은 늘었지만 가장 소득이 적은 계층의 살림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가구의 월 소득은 1년 전보다 2.4% 늘어난 548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하위 10%에 해당하는 1분위의 경우 0.9% 감소한 73만원 남짓이었다. 1분위 소득은 작년 2·3·4분기에는 증가했는데 네 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1분위는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도 3만3천730원(6.0%) 줄었다.
모든 계층 가운데 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든 것은 1분위와 8분위(-0.4%)뿐이었는데 감소율이나 감소액은 1분위가 더 컸다.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2.7% 늘어난 것과는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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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구 평균으로 보면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값인 흑자액은 약 124만원이었지만 1분위의 경우 마이너스 82만원 정도라서 적자였다.
1분위의 월 적자액은 1년 사이에 12만원(17.2%) 정도 늘었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9년 1분기 이후 적자액은 최대였다. 반면 소득이 가장 많은 10분위의 경우 월 흑자액이 1년 전보다 약 43만원(8.1%) 늘어나 574만원에 육박했다.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처럼 반도체 특수 수혜 업종 임직원이 올해 거액의 성과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분위와 10분위 사이의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 8천피 호황 속 변동성 최고조…무리한 빚투에 반대매매 쪽박도
증시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스피는 12일 전날보다 359.67포인트(4.63%) 오른 8,123.62로 마감하면서 사흘 만에 8,000을 회복했다.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8천피'를 달성했고 그날부터 13 거래일 중 10거래일 동안 8천피 기조를 유지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5월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9.80포인트(2.55%) 오른 8,047.51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쏠림과 변동성이 크다.
KRX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일 종가 기준으로 약 51.4%에 달했다. 1년 전에는 두 회사 주식 시총이 코스피 전체의 21.9% 수준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특정 종목 치우침이 매우 선명해졌다.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올해 3월 4일 장중 80.85까지 치솟아 코로나19가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19일 기록한 기존 최고치 71.75(장중)를 넘어섰다. 그 후에도 3차례에 더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이달 12일에는 장중 91.94까지 올라갔다.
VKOSPI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이용해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30일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한국형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12일 종가는 89.91로 이 지수가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수집된 VKOSPI 데이터로 산출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최고치인 2008년 10월 29일(89.30)보다 높았다.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빚을 내서 투자(빚투)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81조8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9천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 폭은 2024년 8월(+9조2천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달 대출 증가분 가운데 절반이 넘는 3조7천억원이 마이너스통장과 일반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이었다. 빚투가 늘어난 결과로 추정된다.
빚투로 쪽박을 차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지 못해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되는 반대 매매가 최근 급증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반대매매로 처분된 주식 규모는 약 1조1천986억원에 달했다. 직전 1개월간 반대매매(2천859억원)한 것보다 9천127억원(319.2%)이나 많았다.
◇ 사상 최대 경상 흑자에도 환율 급등…물가도 오른다
올해 1∼4월 경상수지 누적 흑자가 집계 후 최대 규모인 1천26억7천만달러 수준에 달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외화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에서 환율이 오르는 일견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지난달 15일부터 거의 한 달째 1,500원을 웃돌고 있다.
이달 5일에는 야간 거래 중에 1,560원을 넘겨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6일 장중 고가 1,597.0원을 기록한 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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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정세의 불확실성에 더해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매도 행렬이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이달 12일까지 국내 주식을 63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했다. 외환 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비중 조정 및 차익실현으로 생기는 수급 외에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거래 혹은 시장 교란 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외국계 은행 등을 상대로 10일 외환공동검사에 착수했다.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상승률은 3.1%로 26개월 만에 3%를 웃돌았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상승 폭을 꽤 억제했지만, 석유류 물가가 24.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92%p 끌어올렸다.
환율 역시 물가를 밀어 올리는 요소로 꼽힌다. 4월 수입 물가는 달러 기준 16.8%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가운데 원화 기준 상승률은 20.2%로 더 높았다.
◇ 하반기 경제정책 초점은 민생안정·변동성 완화…"물가·고용 경각심"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고 주요 부분의 변동성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는 것이 경제 당국의 하반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성장 동력을 유지하되 물가·금리·환율 등 거시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극화의 폐해를 극복하도록 중소기업·자영업자·취약계층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 고용 등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유지하면서 중동전쟁 영향을 최소화하고 민생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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