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구리·기흥 이달도 규제지역 요건 충족…삼중규제 초읽기

직전 3개월 2.5∼3.8% 올라…지난달 이어 이달에도 물가상승률 1.5배 넘어

정부 규제지역 확대 검토 착수…토허구역 지정은 경기도와 협의해야

"규제지역 지정 전 사자" 시장 불안 확대…대출 등 추가 규제 촉각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반도체 특수·교통 호재 등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화성 동탄구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 3곳이 이달에도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달성했다.

정부가 규제 확대를 검토 중인 가운데 조만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로 묶일 가능성이 커졌다.

화성 동탄역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정부 대책 마련 착수…'삼중 규제' 추가 지정 임박 전망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비규제지역 가운데 화성 동탄구·구리시·용인 기흥구 3곳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규제지역 필수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현재 규제지역 지정 정량요건 가운데 조정대상지역은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경우, 투기과열지구는 1.5배를 초과한 경우에 지정하는데 이들 3곳은 최근 연속해서 이 기준을 뛰어넘었다.

지난 3∼5월 경기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8%로, 조정대상지역은 집값 상승률이 1.79%, 투기과열지구는 2.06% 이상이면 지정 대상이다.

최근 시장 과열 양상을 보이는 화성 동탄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고액 성과급 지급 결정과 광역급행철도(GTX) 교통 호재로 주택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난 석 달간 집값이 3.85% 상승했다.

올해 2월 상승률이 0.78%에서 3월 1.10%, 4월 1.13%로 커지더니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타결이 이뤄진 지난달에는 1.57%(아파트는 1.62%)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난주 동탄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1.98%로 전주 상승률(0.60%)의 3배가 넘었다. 규제지역 지정 전에 사두려는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경매 시장에는 첫 경매에서도 낙찰가가 감정가의 100%를 넘는 고가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동탄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집주인이 가격을 더 올리겠다며 배액배상을 하고 기존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최근 규제지역 지정이 임박설이 돌면서 그 전에 전세를 끼고 사두겠다는 투자 수요까지 가세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과 정비사업 호재가 겹친 경기도 구리시는 지난 3개월 집값 상승률이 3.53%로 동탄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올해 2월 1.77%의 가파른 상승세에 비해 최근 오름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3월 1.18%, 4월 1.16%, 5월 1.15%로 여전히 월 1%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역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의 출퇴근 동선에 있는 용인 기흥구도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로 지난 3개월간 집값이 경기도 평균(0.81%)의 3배가 넘는 2.5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규제지역 지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정부는 시장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현재 규제지역 확대와 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무주택(처분조건부 1주택 포함)은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유주택자는 아예 대출이 금지된다.

또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2억∼6억원으로 줄고, 양도소득세·취득세 중과 등 세제도 강화된다. 정비사업 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 등 규제도 받는다.

정부는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삼중 규제'로 묶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현재 국토부는 정부 사업지 인근을 제외하고 단일 시도내에서는 토허구역 지정 권한이 없어 경기도지사와 협의가 필수다.

지난 10·15대책 이후 국토부 장관이 단일 시도에 대해서도 토허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관련 법(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을 추진 중이나,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통과 후에도 시행령 개정에 3개월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시장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유럽 순방 후 귀국함에 따라 범정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 주 정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규제지역과 토허구역 지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가 주택시장에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이번에 규제지역 내 대출 축소 등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지도 관심이다.

이미 다음 달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자금 대출 규제 강화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고, 세법 개정안에는 다주택자·고가 1주택자·비거주 1주택자 등의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임대사업자 양도세 합산 배제 축소 방안 등 강력한 규제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규제지역 확대 시 "매수심리 단기 위축"…전세 불안 우려도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이 확대되면 불붙은 투자 심리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지역 지정으로 대출·세금 규제가 강화되고 갭투자 수요도 꺾이면 일정 부분의 수요 둔화와 가격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동탄 등지는 집값이 단기에 급등하고 있는데 정부가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규제지역 지정 시기를 놓친 게 아닌가 우려된다"면서 "규제가 가해지면 과열된 투자심리도 일단은 주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탄 등 일부 지역은 규제지역 지정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탄은 현재 고액 성과급을 받는 '삼전닉스' 직원 수요가 많고, 삼성전자는 노사 교섭을 통해 최대 5억원의 주택자금 대출도 지급하기로 한 상태라 규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다.

증시 등으로 빠졌던 자금이 다시 주택시장에 유입되는 것도 부담이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원칙적으로 실거주 의무에 따라 전세를 낀 갭투자성 매수가 금지되지만, 정부는 매물 유도를 위해 올해 말까지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에 한해서는 토허구역내 전세를 낀 매수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오히려 규제지역 지정이 전세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실제 이들 3개 지역은 현재 전셋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 3개월간 화성 동탄구의 주택 전셋값은 4.26% 뛰어 매매가 상승률을 웃돈다. 이중 아파트값 상승률은 4.47%로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1.79%)의 약 2.5배다.

용인 기흥구는 같은 기간 주택 전셋값이 3.26% 올랐고, 구리시도 2.33%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익명을 원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허구역이 지정되면 전월세 신규 매물 감소로 전세와 월세 가격은 더 뛸 수 있어서 정부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임대차 매물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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