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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최근 나흘간 '-9.99%→3.26%→5.42%→-5.81%', 극심한 변동성
전날 매수 사이드카→매도 사이드카에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
급등락 불안속 차익실현·반도체 쏠림·레버리지 등 요인으로 지적
"펀더멘털보다 투자자들 심리 변화…추세적 하락 여지는 제한적"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7.12포인트(1.31%) 내린 8,813.18에, 코스닥은 0.38% 내린 884.43에 개장했다. 2026.6.26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이민영 기자 = 미국 마이크론발 반도체 강세를 배경으로 다시 잘나가는 듯했던 국내증시가 또 한 번의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냈다.
하루 4~5% 이상의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고, 국내 증시가 '변동성의 덫'에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19.09포인트(5.81%) 급락한 8,411.2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12포인트(1.31%) 내린 8,813.18로 출발해 오전 10시 반을 전후해 급격히 내림폭을 키웠고 오후 한때 8,126.84(-9.00%)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최고·최저치 기준 하루 변동폭만 734.86포인트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급락으로 오전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20분간 매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지난 23일 이후 불과 3일 만이다. 역대 발동 횟수는 11번째이고 이중 올해 발동된 횟수가 5건이다.
미국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 힘입어 5.42%로 상승 마감한 전날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급등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가 하루 만에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다.
이날까지 올해 사이드카는 총 29회 발동됐다. 구체적으로 매도 사이드카는 14회, 매수 사이드카는 15회 발동됐다.
올해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직전 1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가 휘청였던 2008년(26회) 기록했다.
이날 급락장에 장 마감 시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6천885조3천822억원으로 7천조원 아래로 밀려났다. 하루 만에 시총이 425조원 넘게 증발한 것이다.
최근 코스피는 하루가 멀다하고 출렁이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총 19거래일 중 종가 기준으로 4% 이상 등락한 것은 5일(-5.54%), 8일(-8.29%), 9일(8.18%), 10일(-4.52%), 12일(4.63%), 15일(5.20%), 23일(-9.99%), 25일(5.24%) 26일(-5.81%)등 9거래일이다. 이 중 3거래일은 하루 등락률만 8% 이상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910.71포인트나 폭락해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은 간밤 뉴욕 증시에서 빅테크 전반의 주가가 급락하자 코스피는 또다시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이 메모리 품귀에 전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차세대 칩 로드맵을 대폭 수정했다는 소식이 전방위적인 투매를 촉발했다.
애플조차 제품 가격을 인상,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로 메모리 가격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본지출(CAPEX)을 축소할 수 있다는 논리가 작동했다.
다만 이날 코스피 급락은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실제,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낙폭은 코스피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었다.
이날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4.15% 하락했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업종 비중이 큰 대만 가권지수는 3.64% 내렸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81%, 선전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2.68%, 1.83% 내리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큰 주된 배경으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대한 극도의 시장 쏠림과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등장이 꼽힌다. 시장이 급등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진 가운데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투톱이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23일 -12.31%, 24일 +9.94%, 25일 +5.29%, 26일 -5.30%), SK하이닉스(23일 -12.47%, 25일 +13.06, 26일 -8.36%)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이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까지 더해 장의 출렁임이 훨씬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장 마감 기준 56.48%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도 각각 5.30%, 8.36% 급락했다. 이날 급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각각 1천984조8천116억원, 1천905조534억원으로 2천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외국인이 이들 두 종목을 팔며 주가를 끌어 내린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2조3천670억원 순매도하며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았으며, SK하이닉스도 2조3천43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최근 2거래일간 코스피가 약 8.9%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반도체만 독주했던데 따른 부작용도 이날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24일 장중 97.78까지 치솟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날도 장중 한때 94.04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고, 실질적으로 쏠림현상 및 그에 따른 수급 변동성 확대가 오늘의 급락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호실적을 계기로 급등했던 대형 반도체주가 급락 반전하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며 "시장 주도주가 흔들리자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전 업종으로 확산됐고 투매성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코스피 이익 모멘텀이 견조한 만큼 이번 조정이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의 주가 변동성은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에 기인한 성격이 강하다"며 "기업 이익 성장세가 견조한 만큼 이번 조정이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매도 대응보다는 관망 또는 변동성 확대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적절하다"고 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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