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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전체 비중 43.8% 반도체, 달러 베이스 계약…환율 영향 없어
자동차·조선도 비싸고 경쟁력 있는 제품 제값받고 파는 구조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한국의 6월 수출이 사상 최초로 1천억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주력인 반도체가 400억달러 이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전체 수출을 견인한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 역시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양과 질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거뒀다. 산업통상부는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0.9% 급증한 1천22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7.1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천억달러를 돌파했다.
독일·미국·중국에 이은 전 세계 4번째 기록으로, 제조업 대국 일본이나 반도체 경쟁국 대만도 아직 밟아보지 못한 고지다.
2분기(4∼6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28년 만에 1천500원선을 넘어서면서 일각에서는 고환율 덕에 수출이 늘어난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와 무역 전문가들의 진단은 다르다. 수출 구조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전 대비 199.5% 급증한 448억2천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43.8%를 차지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는 계약 자체가 달러 베이스로 이뤄져 환율 변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우리 제품들의 수출 상황을 보면 환율에 따라 제품 가격을 변동시키는 요인이 많지 않다"며 "반도체만 하더라도 대부분 달러 베이스 고정가로 수출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으로 수출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고사양 반도체인 DDR5(16Gb) 가격은 4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8.5달러, 3월 31.0달러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 투자에 나서면서 반도체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국내 내수 부진과 고환율로 인해 기업들이 내수보다 수출에 더 신경 쓰는 영향은 있다"면서도 "현재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등 IT 품목은 국제 시세가 달러로 정해지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임의로 가격을 조정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가격을 낮춰 물량을 늘리기보다 달러 가격을 유지하며 원화 환산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는 달러 가격 자체가 오르는 추세라 기업들이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했던 과거에는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수출 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이 싸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산 범용 제품이 대거 유입되며 글로벌 공급 과잉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가격 경쟁력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제품 본연의 경쟁력이 중요해졌고,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 호황 역시 고부가가치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요 수출 품목들은 비싸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값 받고 파는 구조가 정착됐다.
자동차는 내연기관차 수출이 줄어드는 대신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 친환경차가 선전하고 있다.
상반기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00억달러로 25% 증가했고, 순수전기차는 53억달러를 기록하며 23% 늘었다. 강 실장은 이를 두고 우리 제품의 실질 경쟁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조선 업계 또한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위주로 수주 잔고를 채우며 전체 수출 액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철강 역시 중국과의 저가 경쟁 대신 최고급 강재 위주로 수출 전략을 짜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의 고환율이 우리 원화만의 약세가 아닌 글로벌 전반의 '강달러' 기조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환율 효과를 무색하게 만든다.
일본 엔화나 아세안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여 우리 제품만 특별한 가격 우위를 누리기 힘든 환경이다.
실제로 엔저를 겪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 역시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값을 내리기보다 기존 달러 가격을 유지하며 엔화 환산 이익을 늘리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수출 호황에 따른 대규모 무역 흑자에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에 대해 장 원장은 "최근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즉시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달러 상태로 쥐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외환시장에 달러가 충분히 풀리지 않으면서 수출 호황과 고환율이 공존하게 된 현실적인 배경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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