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괴리율 초과' 60건 육박…LP관리 손본다

정치권도 변동성 비판 합세…"더 지켜봐야" 신중론도

당국, 제도 보완 고심…기초자산 확대는 카드서 배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 확대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 관리 강화에 나선다.

상품 출시 한 달여 만에 정치권까지 합세해 증시 변동성 확대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각종 제도 보완책을 강구하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증시 변동성 확대가 오로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탓이라는 단선적 분석과 섣부른 제도 변경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 괴리율 초과 '하루에 세 번꼴'…LP 평가기준 엄격해진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괴리율 안정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 확대를 투자기회로 여긴 개인 투자자의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괴리율 확대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초 발생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괴리율 확대 사고가 대표적 사례다.

이 상품은 지난달 8일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주가가 8% 가까이 떨어졌음에도 전장보다 50% 가까이 급등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상품구조상 기초자산 하락률의 2배인 15∼16%가량 하락하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없는 장 마감 직전 호가가 튄 상황에서, 시장가로 매수 주문을 낸 투자자들의 주문이 체결되면서 사고가 벌어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 사고를 포함해 지난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괴리율 초과 공시 건수는 총 57건으로, 전체 괴리율 초과 공시 1천268건 중 4.5%에 달했다.

괴리율이란 ETF의 실제 가치인 순자산가치(NAV)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가격(종가) 사이의 차이를 백분율로 나타낸 지표다. 괴리율이 확대된 상태에서 상품을 매수하면 투자자는 상품의 실제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투자한 셈이 된다.

당국은 괴리율 확대 사고를 시스템상 문제보다 인재의 성격으로 보고 있다.

한 당국 관계자는 "괴리율 제도가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 LP들이 종가 체결 과정에서 발생한 이상 현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행 거래소가 분기별로 하는 LP 평가의 기준을 상향하거나, 괴리율 사고가 발생한 자산운용사는 차기 상품의 신규 상장 심사 때 패널티를 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려면 기초자산 종류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 2개에서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삼성전기·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이 검토 중이라는 증권가 소식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당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시장 영향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기초자산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은 염두에 두지 않은 걸로 전해진다.

그보다는 괴리율 안정화와 기본예탁금 상향, 투자자 교육 강화 등 보조적인 안전장치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도 보완의 방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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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도 비판 합세…"고작 출시 한 달" 신중론도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2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제도 도입을)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후회한다"고 발언하며 본격화했다.

여기에 정치권도 상품 비판에 합세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 고위험 투자로의 자금 유출을 막겠다는 명분 아래, 국내 시장 내부에 또 다른 투기 수단을 키운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개인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었다.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의 원인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탓으로만 돌리는 단선적 진단과, 그에 따른 섣부른 제도 개선이 시장 혼란을 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단일종목 ETF의 리밸런싱 거래 영향도 일부 있다"면서도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종목에서도 변동성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고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상승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식워런트증권(ELW)과 선물옵션이 도입돼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을 때 당국이 지나친 투자자 보호장치를 도입하면서 해당 시장이 확 꺼진 전례가 있다"며 "고작 출시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같은 길을 걷게 될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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