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피 바라보던 코스피 급락에도…증권가 "펀더멘털 훼손 아냐"

"수급 균형 찾기…강세장 끝 아니라 2차 상승 준비하는 기간"

"하이퍼스케일러 2분기 호실적 여부 넘어 반도체 업사이클 신호 확인 중요"

"6월 소비자물가지수서 금리 인상 우려 완화시 투심 회복될 것"

코스피, 장중 7,000선 무너져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장중 6% 넘게 급락해 2개월여만에 7,000선을 내줬다. 이날 오후 12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497.05포인트(6.65%) 내린 6,978.89다. 2026.7.13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13일 코스피가 7천선마저 내주며 급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면서도 2분기 실적과 미국 물가 지표를 반등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중 7천선을 이탈했다.

현재 오후 1시 38분 기준 코스피는 7.96% 급락한 6,880.97를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급락세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오후 들어 20분간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지난 1월 22일 '5천피'(코스피 5,000), 2월 25일 '6천피', 5월 6일 '7천피', 5월 15일 '8천피'에 도달했다. 이후 지난달 18일에는 9,000포인트마저 돌파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장중 9,385.59까지 오르며 시장에서는 '1만피(코스피 10,000포인트)'가 현실이 될 가능이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동안 고점은 제자리에 멈춰있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는 반도체 주가 고점 논란에 지수는 7,000∼8,000대에서 등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하락의 배경으로 그간의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과 반도체 업종 쏠림을 지목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조정과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수급 충격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업종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는 올해 장중 고점 기준으로 212.34% 독보적인 급등세를 기록한 데 따른 과열 부담과 상승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급등세를 이끈 반도체 업종에 악재가 집중되며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반도체 급락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AI(인공지능) 산업 서사의 균열이자 밸류에이션의 되돌림, 또 레버리지 청산으로 인한 수급의 충격 영향"이라며 "코스피 내 반도체를 비롯한 비반도체 실적 전망은 상향 조정 중"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최근의 조정은 약세장의 시작보다, 1차 상승 이후 가격과 수급이 균형을 다시 찾는 '재가격화 과정'에 가깝다"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프리미엄과 메모리 이익이 유지된다면, 이번 조정은 강세장의 끝이 아니라 2차 상승을 준비하는 구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이 아직 정점을 돌파하지 않았다고 보면서, SK하이닉스의 ADR 프리미엄과 메모리 가격과 이익 추정치, 고객예탁금의 바닥이 함께 안정된다면 외국인 매도세와 연기금 리밸런싱은 추세 전환보다 수급 정상화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시장은 반등의 계기로 미국과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오는 14일 발표될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인 CPI를 통해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될 경우, 채권금리와 달러가 안정되며 증시 전반의 상승 탄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2분기 실적 호조가 가세하면 코스피는 상승 추세를 재개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실적 시즌 돌입에 주요 업종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면서도 "투자심리와 수급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8,200선 안착 여부가 중요하고, 이를 돌파 시 빠른 시간 내에 코스피 1만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005930]의 역대급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급락했다"며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현재 단기 주가에 결정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음 주부터 본격화될 하이퍼스케일러들(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수익원 제시 또는 시장 불안 안정이라는 목표가 달성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구간을 7,100∼8,100선으로 제시하며, 매크로 이벤트와 실적 발표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투자심리와 수급 정상화 여부가 중요하다고 봤다.

한지영·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CPI 발표와 이후 예정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반기 보고회에서는 AI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포함한 향후 정책 방향성 암시 여부 등이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기자회견 중인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도 "7월 미-이란 휴전 불안에도 유가 상방 압력이 제한됐고, 6월 비농업 고용 둔화 등 연준의 긴축 강도를 높일만한 재료들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워시 의장의 발언이 증시에 충격을 줄 확률은 낮게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그보다는 2분기 실적시즌의 영향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봤다.

이들 연구원은 "주중 예정된 ASML과 TSMC 실적 이벤트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예정"이라며 "분기 호실적 달성 여부를 넘어 신규 수주 증가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의 장비 발주 계획 언급 등을 통해 반도체 업(up) 사이클 신호가 재확산될 수 있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000660]의 ADR 상장에 대해서는 "국내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연속성을 띠기 위해서는 ADR 프리미엄이 현재처럼 10%대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와 7월 말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가 상향되는지 등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피는 진바닥을 통과했지만, 3분기 동안 당분간은 박스권 등락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전고점 돌파 및 AI 반도체 대표주의 상승 랠리 추세화를 위해서는 고물가, 고긴축, 고금리 리스크가 해소돼야 한다"고 봤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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