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여력 바닥…금리 상승까지 실수요자 '이중고'

5대 은행 연간 목표치 3천500억 초과…신규 주담대 취급 '절벽'

주담대 고정금리 연 7.5% 육박, 올해들어 0.84%p 뛰어

연내 기준금리 3회 인상 전망도…"수요 쏠릴까 금리 못 내려"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이도흔 기자 =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연간 가계대출 여력을 사실상 모두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구입목적 신규 담보대출이 쪼그라들고 대출 금리마저 크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 5대 은행 중 3곳 목표치 150% 안팎 초과 '비상'

19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총 649조6천612억원으로, 작년 말(644조9천700억원)보다 4조6천912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이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는 약 4조3천400억원 수준으로, 목표치를 이미 3천500억원가량 초과한 셈이다.

5대 은행 중 3곳이 목표치의 150% 안팎에 달하는 증가액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A 은행은 불과 일주일 만에 가계대출 잔액이 4천억원 이상 늘어 단숨에 목표치를 초과했다.

나머지 은행 2곳은 아직 40∼50%대 정도지만, '풍선 효과'를 고려할 때 조만간 예외 없이 목표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단위:억원)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자료 취합. 정책성 대출 제외.
시점 가계대출 잔액 2025년 말 대비 증감
2025년 말 6,449,700 -
2026년 6월 말 6,474,745 25,045
7월 15일 6,496,612 46,912

대출 종류별로 보면 여전히 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5대 은행의 지난 1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615조9천64억원으로, 지난달 말(615조1천456억원)보다 7천60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6천704억원에서 110조468억원으로, 1조3천764억원 늘어 증가 폭이 주택담보대출의 두 배에 가까웠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그대로 이어질 경우 월간 신용대출 증가 폭은 2021년 4월(+6조8천401억원)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추이(단위: 억원)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구분 2026년 5월 말 6월 말 7월 15일
가계대출 잔액 7,708,229 7,749,608 7,772,306
전월비 증감 35,269 41,378 22,698
주담대 잔액 6,133,880 6,151,456 6,159,064
전월비 증감 11,437 17,576 7,608
신용대출 잔액 1,065,154 1,086,704 1,100,468
전월비 증감 21,741 21,550 13,764

◇ 7월 신규 주담대 취급액 25% 급감…대출 승인도 15% 줄어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하반기 들어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행을 가급적 제한하는 분위기다.

5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15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2조7천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이 주택구입용 신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지표로 본다.

하루 평균 1천857억원 수준으로, 지난달(2천461억원)보다 약 25%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 실행의 선행 지표인 대출 승인 규모도 다소 감소했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15일까지 승인(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한 주택담보대출은 총 2조3천4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천536억원으로, 지난달(1천801억원)보다 약 15% 감소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대출 신청이 몰린 4월(1천976억원)보다는 20% 이상 줄었다.

은행들이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대출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고, 모기지 보험 가입을 막는 등 총량 관리를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 결과로 분석된다.

◇ 기준금리 인상기 주담대 금리도 덩달아 상승…연 7.5% 육박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맞물려 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77∼7.49%로 집계됐다.

지난달 12일(연 4.46∼7.49%)과 비교해 한 달여 만에 금리 하단이 0.31%포인트(p) 높아졌다. 작년 말(연 3.93∼6.23%)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상단이 0.84%p, 하단이 1.26%p 각각 뛰었다.

5대 은행 고정금리가 7.5%에 육박한 것은 월말 기준 시계열이 확인되는 202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고정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4.428%로, 작년 말(3.499%)보다 0.929%p 높아졌다.

시중은행 대출 금리·채권 금리 추이
※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금융투자협회 자료 취합
구분 2025년 말 2026년 6월 12일 7월 16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 연 3.77∼5.87% 연 3.83∼6.23% 연 4.46∼7.49%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 연 3.93∼6.23% 연 4.17∼6.58% 연 4.77∼7.49%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3.499% 4.269% 4.428%

이 같은 시장금리 상승세는 한은의 통화 긴축 기조를 반영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오는 8월이나 10월 연 3.00%로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연내 총 3회 인상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향후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주택구입 실수요자 부담도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면 다른 은행에서 대출 수요가 금세 넘어오기 때문에 총량 관리에 주력하는 요즘 시기에 쉽지 않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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