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실 심한 소음 숨기고 아파트 매매…법원 "계약해제 정당"

지하실 급수펌프서 기준치 벗어난 소음…"알았다면 계약 안 했어"

아파트 소음
위 이미지는 자료사진으로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지하 기계실에서 심한 소음이 지속한다는 것을 알고도 매수자에게 이를 숨긴 채 체결한 아파트 매매계약은 해제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민사부(천무환 부장판사)는 아파트 매수자 A씨가 매도자 B씨를 상대로 낸 매매계약 해제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B씨는 A씨에게 아파트 매매대금 4천800만원과 손해배상금 426만원 등 5천22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2024년 12월 23일 이뤄진 A씨와 B씨의 아파트 매매 계약에서 비롯됐다.

A씨는 B씨에게 4천800만원을 주고 산 전주시 완산구의 한 아파트의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며 새로운 보금자리를 단장했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아파트의 거실과 안방, 작은방에서는 한 번에 10∼16분 정도, 매일 8번씩 큰 소음이 울렸다.

특히 작은방에서 나는 소음은 공동주택관리법 및 소음·진동관리법에서 정한 기준치를 벗어날 정도로 컸다.

소음의 출처는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 설치된 급수펌프.

A씨는 펌프가 돌아갈 때마다 집 전체가 울리는 듯한 소음에 "이 집은 부동산으로서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법원에 매매계약 해제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매도자인 피고는 매매계약 이전에 이 아파트에 살았으므로 소음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데도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았고, 원고는 소음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매매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면서 "다만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도배·장판 교체 비용 및 등기 수수료 등을 지출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공인중개사 수수료만 손해액으로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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