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세액공제 대신 보조금 준다…30년 된 가업상속공제 재설계

청약저축 소득공제는 일몰 없애 상시화…278개 조세지출 전수 재검토

'꼼수 베이커리·주차장' 가업상속 퇴출…미리보는 2026년 세제개편안

결혼식 (CG)
[연합뉴스TV 제공]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이대희 송정은 기자 = 결혼을 촉진하기 위해 신혼부부에게 주던 세제혜택이 폐지되는 대신 보조금이 직접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두텁고 빠른 지원을 위해서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폐지 여부를 고민했던 청약통장(주택청약 소득공제)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해 일몰 자체를 폐지해 상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업상속공제는 도입 30년 만에 제도 전반을 재설계해 편법 부의 대물림 통로를 차단한다.

26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가 8월 초 발표 예정인 세제개편안에는 부동산 제도 개편 이외에도 이재명 정부의 철학이 담긴 다양한 세법 개정이 담긴다.

◇ 조세지출 '수술'…세액공제 폐지하고 보조금 전환

재정경제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의 큰 두 축으로 국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세제'와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성장세제'를 제시했다.

정부는 세금을 면제하거나 깎아주는 '조세지출'을 대수술한다. 올해 조세지출은 278개 항목, 80조5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들 항목을 대상으로 전면 재검토 작업을 벌였다.

기존에는 일몰 도래 사업을 위주로 연장 혹은 종료를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는 필요시 상시 전환하거나, 재정지원으로 전환하는 추가 선택지를 두고 사업을 평가했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특례는 59건, 감면액 전망치는 4조9천억원 규모다.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변화는 결혼한 부부에게 100만원 규모로 주는 결혼세액공제의 재정 보조금 전환이다.

결혼세액공제는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1인당 50만원씩 최대 100만원을 생애 한 차례 세액공제를 하는 제도다.

하지만 세액공제 특성상 소득이 적어 세금을 내지 못하는 이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맹점이 있었다. 연말정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차 문제도 있었다.

다만 비슷한 맹점이 있는 자녀세액공제는 이번 개편에서는 재정 전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출산·입양 세액공제와 난임 시술비, 미숙아·선천성이상아, 6세 이하 영유아 의료비 세액공제도 현금성 지원 전환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방식은 기획예산처와 협의해 내달 말 발표될 내년도 예산안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세금을 깎아주는 조세지출과 걷힌 세금을 진짜 지출하는 재정지출은 관련성이 매우 깊은데 재경부와 기획처로 나뉘어 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조세지출과 관련한 두 부처의 긴밀한 협의를 촉구했다.

신혼부부 청약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청약통장으로 대표되는 '주택청약저축 소득공제'는 아예 일몰을 없애 상시 제도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주택 세대주 등의 청약저축 납입액에 연 300만원 한도로 40%를 소득공제하는 제도로,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만큼 상시화하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지방·중소기업·청년 세제 지원도 강화된다.

중소기업 취업자는 청년의 경우 취업 후 5년간 근로소득세 90%를, 노인·장애인 등은 취업 후 3년간 70%를 감면받는데, 비수도권 취업자를 위한 추가 우대 혜택이 나올 예정이다.

청년 창업 지원도 지방을 중심으로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청년 창업기업에 5년간 소득세·법인세를 최대 100%(비수도권) 감면해주는데, 추가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19% 단일세율 과세특례는 더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고 45%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내국인 근로자와 형평성을 맞추자는 취지다.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축소·폐지가 검토된다.

연간 1조104억원 규모의 농·임·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간접세 면제도 폐지하고, 보조금을 사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저소득 근로가구의 소득 보전과 근로 유인을 높이기 위한 근로장려세제(EITC)의 소득요건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확대 개편이 전망된다.

샌프란 AI 선언 발표하는 이재명 대통령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2026.7.25 xyz@yna.co.kr

◇ 국내생산촉진세제로 전략산업 지원…전기차는 빠질 듯

성장세제의 핵심은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생산촉진세제다.

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으로, 대미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전략산업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면 법인세 등을 깎아주는 제도다.

초기 단계에서는 적자기업에 보조금 지급을 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적자기업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감면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은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이다. 이미 구매보조금 지원과 투자세액공제를 받는 전기차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계 자금을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 ISA'도 신설된다. 총급여 7천500만원 이하 19∼34세를 대상으로 납입금 소득공제와 이자·배당소득 과세특례를 주는 청년형과 국민성장 ISA로 설계될 전망이다.

기업 투자 지원도 확대된다. 첨단산업 연구개발(R&D)·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공제액을 이월할 수 있는 제도가 검토된다.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등 신산업 창업 세제 혜택을 늘리고 첨단 안전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에 추가할 수 있다. '5극 3특'을 위해 비수도권에 투자·고용하거나 연구개발하는 기업에 추가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는 조세지출 구조조정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처럼 신설·확대 항목도 적지 않아 실제 감축 규모는 수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80조원의 감면액 가운데 국민연금 사용자부담금 비과세, 보험료 공제 등 사실상 손대기 어려운 항목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세수 급증에 따라 국세감면율 법정 한도(직전 3개년 평균 대비 +0.5%포인트)는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호조 등에 따라 국세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영향이다.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주재하는 구윤철 부총리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있다. 2026.7.24 jeong@yna.co.kr

◇ '꼼수 베이커리' 가업상속 차단…저PBR 재평가로 성장 지원

1997년 도입돼 30년을 맞는 가업상속공제는 이번에 제도 전반이 재설계된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승계하면 기간에 따라 상속재산에서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하는 제도인데, 편법 승계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부동산 승계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큰 주차장업과 실제 제조하지 않는 음식점업을 적용 대상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공제 적용 토지 범위를 축소하고 3.3㎡당 공제 한도도 설정한다. 최소 경영 기간(현행 10년)과 사후관리 기간(현행 5년) 상향도 검토하고 있다.

대주주의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해 상장주식의 상속·증여세 평가방식을 개편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미만인 상장사의 주식 평가에 자산·수익가치를 반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이번 개편안에서 빠지고 장기 과제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최근 4차 유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 확인도 세제개편안 발표 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아직 제도가 미비해 다시 한번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조세지출 정비 작업을 이달 30일까지 마무리한 뒤 내달 초 전체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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