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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정부 "하반기 물가 3%" 다짐에도…고물가 장기화 우려
금리 인상 가능성에 가계·기업 부담…통상·외환 변수도 여전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오는 9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한 24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되어 있다. 2026.7.24 ondol@yna.co.kr
(세종=연합뉴스) 안채원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하반기 국내 물가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움직임과 환율 변동성도 수출과 내수 회복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히면서 하반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유가 다시 100달러 안팎…정부, 물가 압력 방어 총력
2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 격화로 브렌트유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뛰었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배럴당 70∼80달러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급등세로 돌아섰다.
23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선언 여파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약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두바이유도 각각 90달러선을 뚫었다.
하루 뒤 상승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는 만큼 유가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국내 물가에도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국제유가는 시차를 두고 석유류 가격과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실제 2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2%를 기록해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등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이내로 관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지난 16일 서울 한 금융기관 앞에 대출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6.7.16 cityboy@yna.co.kr
◇ 8월 금리 재인상 가능성…"빚투 등 이자폭탄"
유가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질 경우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한 뒤, 8월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변수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국내총소득(GDI), 7월 소비자물가를 제시했다.
2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0.6% 성장하면서 시장 예상을 웃돌고, GDI도 15.6% 뛴 만큼, 물가 상승세가 강하면 8월에 연속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받은 가계는 물론 기업대출을 받은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29만6천원, 자영업자는 평균 56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도 평균 7만6천원 늘어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리 인상은 기존 주담대 차주의 부담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최근 빚을 내 투자한 개인들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릴 수 있다"며 "'빚투'로 신용대출이 늘어난 만큼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24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7.24 xanadu@yna.co.kr
◇ 관세·환율 변수도…수출·내수 회복 부담
대외 여건 역시 하반기 경제의 변수로 꼽힌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을 포함한 60개 국가·경제권에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에는 12.5%의 관세율이 적용됐다. 품목별 적용 여부 등을 고려하면 실제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노동 관세에 이어 '과잉생산 관세'까지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통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한미 무역합의에 따른 관세 상한선인 15%가 유지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1,500원 아래로 내려온 원/달러 환율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호조에 따른 원화 강세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효과 등으로 24일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로 하락했지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등에 따라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노력으로 환율이 다소 진정됐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신호 등이 나타날 경우 환율이 다시 상승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내수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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