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엔화 부양 고리로 원화값 회복 불 지피나

베선트 "엔화 약세시 타통화도 따라가…원화 과도한 변동성 목격해"

韓당국 적극적 안정화조치 여지 마련…원/달러 환율 야간장서 1,430원 밑으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미일 양국이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선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 원화의 급격한 변동성을 언급, 달러화에 견준 원화 가치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엔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인다면 다른 통화들도 그 뒤를 따라갈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외환시장 통계를 보면 최근 몇 년 새 원화는 엔화와 동조화돼 달러화 대비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변동 폭은 엔화보다 컸다.

달러화에 견준 원화 환율은 연말 기준으로 2023년 달러당 1,288.0원에서 2024년 1,472.5원으로 급등한 바 있다.

2024년 한 해 달러화 대비 원화 절하 폭은 12.5%(전년 말 대비 변동률 기준)로 달러화 대비 엔화 절하 폭(10.6%)보다 컸다.

원화의 변동성은 최근 들어 더욱 커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엔화가 달러화 대비 2% 절하되는 동안 원화는 4.6% 절하돼 절하 폭이 더 컸다.

올해 6월 들어서도 엔화가 달러화 대비 3.8% 절상되는 동안 원화는 1,500원대 중반까지 오르며 무려 7.1%나 절하된 바 있다.

달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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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장관의 이날 원화 변동성 언급은 결국 원화 역시 지나친 약세와 급격한 변화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는 데 미 행정부도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일 양국이 환시 공동개입에 나선 가운데 한국 외환당국이 원화의 과도한 약세를 막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장 일각에서는 미일 당국이 지난달 30일 밤부터 이달 1일 새벽에 걸쳐 간헐적으로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으로 엔화 가치 상승을 유도한 가운데 한국 외환당국도 비슷한 시기 원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으로 원화 값 부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급격한 원화 약세가 한국의 대미 투자를 어렵게 한다는 점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엔화와 함께 원화 가치의 회복을 바라는 이유 중 하나로도 꼽힌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과도한 원화 약세가 지난해 체결한 한미 무역협정에 따른 3천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어렵게 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해왔다.

한편 달러화에 견준 원화 환율은 이날 베선트 장관의 인터뷰 발언이 나온 이후 하락세(원화가치 상승)를 나타냈다.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1시 15분께 달러당 1,428.0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 대비 4.5원 하락한 수준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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