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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평균 47원 출렁…변동성 확대에 기업들 환 손실 우려도
"1,400원 깨지면 1,300원대 안착 가능"…외국인·서학개미 이탈 재개 변수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6.8.5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올해 들어 환율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60원에 육박하며 1,600원선을 위협하던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외환당국의 이례적인 공조 개입으로 동아시아 국가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환율이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월간 변동폭 50원 육박…환율 1,410원도 깨져
9일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달 말까지 평균 월간 환율 변동폭(오후 3시 30분 가격 기준·전월말 대비)은 47.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 변동성이 극심했던 2009년 61.2원에 달했던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역대 월간 환율 변동폭이 평균 40원을 넘은 것은 외환위기였던 1997년(72.2원)과 1998년(97.6원), 금융위기였던 2008년(68.3원)과 2009년(61.2원) 뿐이다.
월별로 보면 환율은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90.4원 뛴 뒤, 4월에는 미·이란 협상 기대 등에 46.8원 하락했다.
이후 5∼6월 외국인이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도하고 중동 불안도 지속되면서 24.6원, 41.5원씩 뛰었다가 7월에는 125.4원 급락했다.
일일 변동성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환율 일일 변동폭(오후 3시 30분 가격 기준·전 거래일 대비)은 평균 8.2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평균 9.4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환율 변동성이 컸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5.0원에 그친 데 비하면 이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 2026.8.3 scape@yna.co.kr
수출기업을 필두로 한 달러 매도세가 한달째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도 약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이 10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환율은 지난 8일 오전 6시 1,409.5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저가(1,407.3원) 기준으로는 작년 10월 2일(1,399.5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환율은 외환시장 수급 환경이 바뀌고 엔화 약세, 달러 강세 등 원화 약세 요인이 해소되면서 1,400원대 초반으로 빠르게 밀려났다.
SK하이닉스[000660]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을 필두로 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에 수급 쏠림의 방향이 원화 매수로 급변했다.
최근엔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이례적인 시장 공조 개입에 나서면서 동아시아 통화 강세에 불을 붙였다.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은 지난 달 31일 엔화 약세에 대응해 엔화를 공동 매입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금융위기였던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164엔에 육박하던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5엔대까지 급락했다가 지난 8일 기준 157엔대로 올라왔다.
원화도 이에 동조해 강세 압력을 받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원화가 과도한 변동성을 보여왔다고 언급한 것도 힘을 실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달러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 밖으로 부진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졌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9.399까지 떨어졌다.
2026년 7월 일본 지요다구의 환율 상황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한 행인이 지나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 환율 하락 속도, 작년의 두 배…환율 급락에 기업들 환 관리 '진땀'
최근 환율 하락 속도는 대미 관세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컸던 작년 4∼6월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빠르다.
환율은 지난 달 2일 1,555.8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7일까지 25거래일에 걸쳐 139.7원 하락했다. 하루에 평균 5.6원씩 내린 셈이다.
이는 작년 4월 9일(1,472.0원)∼6월 30일(1,347.1원)에 일평균 2.5원씩 하락한 데 비해 두 배 이상 속도다.
원화 약세가 완화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줄고 외환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기업으로선 경영 불확실성과 환 손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달러 매도 시점을 뒤로 미뤘던 수출기업들이 일부 매도 타이밍을 놓쳤을 수 있다"며 "수입기업들도 고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선물환을 매수했다면 환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출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채산성 악화를 겪을 수 있다"며 "환율 급락에 따른 경영계획 수립의 어려움 등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실물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달러 수급이 개선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도 줄어들면서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6.8.3 scape@yna.co.kr
◇ "1,400원 깨지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vs"서학개미 등 수급에 반등"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이 깨질 경우 환율이 1,3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1,400원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국제유가 안정 등이 뒷받침된다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와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하거나, 미일 외환당국 공조 효과가 약해지면서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경우 원화도 다시 약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SK하이닉스발 달러 수급 쏠림에 환율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하락한 감이 있다"면서 "8월 중에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하더라도 수급이 균형을 맞추면서 기술적으로 반등해 원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환시장 전문가도 "국내 증시 하락에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1,3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연내 환율 저점은 1,38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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