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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사프켓캐피탈 창업자 파미 콰디르 인터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빠르게 사라져…PBR 1배 미만 기업 주목"
최소 3억달러 한국 투자 펀드 조성…2027년 주총 시즌 본격 활동
"'암살자'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아…韓변화 이끌어낸 투자자로 남고 싶어"
[사프켓캐피탈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한국에서는 지금 코리아 디스카운트(코스피 저평가)를 만들어온 제도와 관행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기업의 문제점을 파헤쳐 주가 하락에 베팅해 '월가의 암살자(The Assassin)'로 불린 파미 콰디르 사프켓캐피탈 창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번에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기업을 사들이는 '롱'(매수) 행동주의 투자에 나선다.
롱 행동주의는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뒤 경영진이나 이사회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등을 요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투자 전략이다.
콰디르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코스피의 3분의 2는 최근 증시 랠리(상승장)에서도 소외됐다"며 "우리는 바로 이 영역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콰디르는 2017년 헤지펀드 사프켓캐피탈을 설립한 공매도 전문 투자자다. 앞서 크렌세비지자산운용에서 캐나다 제약사 발리언트에 대한 공매도 투자를 주도했고, 이후 독일 핀테크 와이어카드와 교육 서비스 애드탈렘 등 기업의 회계·지배구조 문제를 파고드는 숏(매도) 투자로 이름을 알렸다.
사프켓캐피탈이 2024년 1월 30일(현지시간) 애드탈렘에 대한 공매도 보고서를 발표하자 당일 주가는 17% 넘게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4억달러(한화 약 5천600억원) 줄었다. 당시 공매도 투자자들은 하루 동안 약 1천27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기업의 약점을 찾아내는 데 주력해온 콰디르가 한국에서는 반대로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있는 저평가 기업을 발굴해 기업가치 상승에 베팅한다.
그는 코스피 상장사의 약 70%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지속적인 현금 창출력을 갖추면서도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거나 순현금·실물자산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 승계를 앞뒀거나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제값을 받지 못하는 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사프켓은 현재 한국 투자를 위해 최소 3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중이다. 올해 3∼4분기 서울사무소를 열고 내년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본격적인 투자와 주주 관여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은 콰디르 CIO와의 일문일답.
--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한국을 첫 행동주의 투자 시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 과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기업가치가 소액주주에게 충분히 돌아가기 어려운 지배구조에서 비롯됐지만, 최근에는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중복상장 규제 등으로 저평가를 낳았던 요인들이 빠르게 줄고 있다. 그럼에도 코스피 상장사 상당수가 여전히 PBR 1배 미만이고, 최근 증시 상승에서도 소외됐다. 우리는 이런 기업에서 재평가 기회를 찾고 있다.
-- 지난 10년간 공매도에 집중해왔는데 롱 행동주의 투자로 전략을 확장한 이유는.
▲ 시장 환경이 달라졌고, 미국 밖에서 지배구조 개혁에 따른 재평가 기회가 커지고 있다고 봤다. 공매도로 문제 기업을 찾아내던 분석 역량을 이제는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활용하려 한다. 한국은 이를 처음으로 시도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 현재 약 3억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데.
▲ 최소 3억 달러를 모집하고 있다. 최종 결성 규모는 정해두지 않고, 투자 기회에 따라 늘려갈 계획이다. 2027년 한국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본격적인 투자와 주주 관여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 투자 기업 수와 보유 기간은. 경영권 인수(바이아웃·Buy-out) 가능성도 있나.
▲ 소수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가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장기간 보유할 계획이다. 경영권 인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주주로서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은 확보할 수 있다. 이사회 참여가 필요할 경우 직접 이사로 참여하기보다 독립적인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 어떤 한국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나.
▲ 특정 업종에 국한하지 않는다. PBR 1배 미만이면서 현금 창출력이 안정적이고, 순현금·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을 우선 보고 있다. 자사주가 많거나 승계를 앞둔 기업, 복잡한 지배구조로 저평가된 기업도 관심 대상이다. 사업경쟁력은 있지만 지배구조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하는 기업을 찾고 있다.
-- 한국 기업을 선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 모든 기업은 '센티넬 워치(Sentinel Watch)'라는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한다. 이사회와 소유구조, 재무보고와 내부통제, 자본배분, 이해상충 위험, 공시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결국 지배구조 문제가 고칠 수 있는 수준인지, 기업의 근본적인 결함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핵심이다.
-- 투자 기업에는 어떤 변화를 요구할 계획인가.
▲ 저평가 원인을 먼저 파악한 뒤 기업과 비공개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필요하면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이사회 독립성 강화, 교차지분 해소나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지배주주와 맞서기보다 기업가치 제고와 승계에 모두 도움이 되는 해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 기존에 해오던 공매도 전략은 중단하는 것인가.
▲ 그렇지 않다. 공매도를 접는게 아니라 투자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숏 전용 펀드였던 사프켓캐피탈은 롱·숏 전략을 함께 구사하는 사프켓센티넬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롱 투자를 새로 시작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공매도 투자도 계속할 계획이다. 공매도 환경은 예전보다 어려워졌지만 기업의 문제를 시장에서 견제하는 기능은 여전히 필요하다.
-- 서울사무소의 역할은.
▲ 서울사무소는 한국 기업 분석과 주주 관여의 거점이 될 것이다. 한국인 중심으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채용하고, 초기 투자를 진행한 뒤 조직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와도 적극 협력하겠다. 지배구조 개선이 오래 이어지려면 국내 주주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월가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한국에서는 어떤 투자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 '암살자'는 제가 붙인 별명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그 이미지로만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 저 개인보다 한국 자본시장과 지배구조 개혁에 더 관심이 모였으면 한다. 10년 뒤에도 한국에서 활동하며 실제 변화를 이끌어낸 투자자로 남고 싶다.
hihell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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