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바라보는 서울 중하위권 아파트 …상승세 지속되나

노도강·은평·금천 등 매매가격지수 기존 최고치 아래…중랑은 최근 전고점 돌파

거래 회전도 활발…청년 실수요 중심 지역에 금융 등 정책 환경도 우호적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하위권 지역의 강세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아직 가격이 전고점에 미달한 상태여서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기존 최고치를 밑도는 서울 자치구는 강북구(102.7)·도봉구(102.1)·노원구(103.0)·은평구(101.9)·금천구(102.3) 5곳이다.

이들 지역은 과거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영향이 나타난 2021∼2022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세 매물 감소와 전세가격 급등에 세입자와 무주택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덜한 중저가 지역에 수요가 몰렸고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도 많았기 때문이다.

강북구는 2021년 말 108.8이 전고점이었고 도봉구는 2021년 말∼2022년 초(114.1), 노원구는 2021년 말∼2022년 초(107.5)에 가격 수준이 최고치를 보였다. 금천구도 비슷한 기간 107.7의 전고점을 기록해 현재보다 가격이 5%가량 높았고, 은평구는 2021년 말 전고점(102.8)에 가까웠다.

당시 전고점을 찍은 중하위권 시장은 이후 일정 기간 약세를 보이는 등 다른 지역 대비 침체된 분위기였다가 대출규제,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 등 국면에서 올 상반기부터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서울 대표 하위권 지역인 중랑구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8월 넷째 주 매매가격지수가 103.3으로 2022년 초 전고점(102.9)을 뛰어넘기도 했다.

작년 10·15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차등화됐지만 이들 지역은 10억원 아래 매물이 많아 대출을 활용한 진입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대기 수요가 많아 매물 적체가 적고, 매매시장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거래 회전율도 높은 편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올 7월 기준 지역별 거래 회전율 통계를 보면 은평구(0.72)가 서울에서 가장 높았고 중랑구(0.65)가 뒤를 이었다. 강북구(0.47), 동대문구(0.45), 노원구(0.43) 등도 높은 편이었다.

이들 지역으로의 실수요 쏠림은 하반기까지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된 수요층을 고려했을 때 정책적 환경도 우호적이다.

정부는 앞서 8·13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대출 및 주택 청약 등에서 기혼자의 '결혼 페널티'를 줄이고, 이를 위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확대하는 등 청년 무주택자들에게 유리한 부동산 관련 금융대책을 내놓았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의 경우 '부부 합산 소득 연 8천500만원 이하'였던 대출 가능 요건에 '1인 소득이 연 7천만원 이하인 경우'를 추가해 둘 중 하나를 충족하면 대출이 가능하게 하는 등 기혼자가 주택자금 대출에서 받던 불이익을 없앴고, 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치는 1.5%에서 3.0%로 풀었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00%까지 끌어올리면서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긴 하나 급격한 상승이 아닌 데다 기존 대출금리도 낮지 않은 수준이라 실수요 중심인 중하위권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중하위권의 상승세를 견인한 2030세대와 무주택자들의 매수세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이 확고한 편"이라며 "대기 수요도 꾸준한 것으로 보이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올해까지는 지금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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