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채금리 3% 돌파…엔 캐리 트레이드 촉발하나

2024년 이후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 상당히 확대 추정

FT "갑작스러운 청산 위험은 제한적"

일본 엔화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10년 만기 일본 국채금리가 2일 3%를 돌파했다. 3%를 넘어선 것은 1996년 9월 이후 30년 만이다.

이런 움직임은 일본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 속에서 나온 것이고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시장 개입에 나섰음에도 엔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글로벌 채권 매도세의 일부이긴 하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의 무질서한 청산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낮은 금리의 엔화로 자금을 빌려 그 돈으로 높은 금리의 해외 채권·통화·주식 등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FT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엔화 안정을 위해 이례적으로 시장 공동 개입에 나섰음에도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본은행(BOJ)은 수십 년간 지속된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종료했고, 현재 1%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와 오랜 기간 정체 이후 나타난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르면 이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돈이 풀이면 엔화 약세는 가속될 수밖에 없다.

엔화 약세와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이런 계획들이 일본 금융시장과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위험 요인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부분 반영한다.

일본은행이 2년 전 정책금리를 0.25%로 인상했을 때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는데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금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움직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2024년 이후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상당히 확대됐다고 추정한다. 다만 캐리 트레이드의 규모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고 정부의 엔화에 대한 시장 개입으로 일부 투기꾼들이 빠져나갔다는 점도 지적했다.

씨티은행 외환 분석가 오사무 타카시마는 "헤지펀드와 다른 단기 투자자들이 달러화에 대해 엔화를 매도하고, 멕시코 페소와 같은 고수익 통화는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8월 초 일본 거주자가 해외 차입자에게 제공한 미상환 대출 잔액이 2024년 고점을 넘어섰다. 또한 일본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의 도쿄 지점이 본국의 본점에 제공한 대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엔화 매도 포지션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선호되는 3대 거래 중 하나다. 엔화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10년물 일본 국채금리
연합인포맥스

하지만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가 갑작스럽게 청산될 위험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많다.

아직 일본 정책금리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보다 훨씬 낮다.

예상치 못한 경제 지표나 일본은행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인공지능(AI) 거품 붕괴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 확산 등이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할 수 있지만, 10년물 일본 국채금리가 3%를 돌파한 것만으로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외환 전략가 카마크샤 트리베디는 엔화 기반 캐리 트레이드가 2024년 시장 개입 당시보다 올해 더 탄력적이었으며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팔고 일본 자산 매입에 나서면서 구조적인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그런 자금 귀환을 유도하고 싶어 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공식 포트폴리오 흐름에서 엔화를 지지하고 캐리 트레이드 구조를 위협할 만한 자금 이동의 징후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외환 전략 책임자 제임스 로드도 일본 투자자들이 여전히 "상당한 양"의 미국 자산을 매입하고 있으며, 현재 투자 규모는 "역사적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투자자들이 일본 국내 자산으로 의미 있게 송환하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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