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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상장사 세종메디칼 113억 투자 근거 된 코로나19 신약 기대
이후 법원서 허위·누락 판단…주주들 "공개정보 믿었다"
제넨셀 주변 맴돈 코스닥 큰손들…상폐에도 시장 활동은 계속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10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2021년 상반기 매출이 2억원대에 불과했던 비상장 바이오 기업 제넨셀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를 등에 업고 6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치평가를 토대로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258830]은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제넨셀에 투자했지만, 당시 평가의 전제가 됐던 일부 실험자료는 이후 형사재판에서 허위 작성 또는 부작용 누락 사실이 인정됐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청탁' 논란을 계기로, 실적이 미미한 바이오기업이 호재성 신약 기대를 등에 업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코스닥시장의 고질적인 관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종메디칼은 2021년 10월 19일 제넨셀 최대주주 강세찬 씨가 보유한 보통주 66만주와 제넨셀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총 112억9천800만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제넨셀 지분 14.01%를 확보했다.
당시 투자금액의 적정성을 평가한 대성삼경회계법인은 제넨셀의 전체 자기자본가치를 약 642억원으로 산정하고, 세종메디칼이 취득하려던 주식과 CB의 가치도 91∼127억원으로 평가했다. 실제 거래가격 113억원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그러나 당시 제넨셀의 2021년 상반기 매출은 2억2천만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26억8천만원, 순손실은 28억6천만원이었다. 누적 결손금도 약 83억원에 달했다.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은 실제 실적보다 향후 신약 개발 성공과 매출 전망에 기대고 있었다.
[세종메디칼 제공. DB및 재판매 금지.]
외부평가보고서에는 제넨셀이 제시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동물실험과 임상 성과가 반영됐다. 햄스터 실험에서는 바이러스 억제와 체온·체중 개선 효과를, 인도 임상에서는 투약 6일만에 환자의 95%가 회복됐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치료제가 2023년 하반기부터 판매돼 2024년 약 387억원의 위험조정 매출을 올리고, 한국 시장에서 출시 초기 최대 3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가정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 같은 가치평가의 전제가 된 일부 실험자료는 이후 형사재판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강모 제넨셀 창업자가 실제로 진행하지 않은 코로나19 햄스터 실험을 한 것처럼 자료를 작성하고, 별도 실험에서 확인된 햄스터 사망·토혈·폐 비대증 등 부작용 내용을 삭제한 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판단해 관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외부평가기관이 자료의 허위성을 인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평가보고서에는 제넨셀이 제시한 사업계획과 임상자료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해당 자료의 정확성을 별도로 감사하거나 보증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이처럼 미래 신약 기대에 크게 의존한 기업가치가 상장사의 투자와 공시를 거치면서 일반 투자자에게는 보다 신뢰도 높은 투자 재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강씨는 2021년 9월 초부터 세종메디칼 측과 투자 협의를 진행했고, 같은해 10월 19일 주식 및 CB 매각을 통해 112억원대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후 10월 26일 식약처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이 이뤄졌다.
세종메디칼·제넨셀 주주연대는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약 700명의 소액주주가 결집했다며 "상장사와 시장에 공개되는 정보와 치료제·임상에 대한 기대를 믿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투자 판단의 출발점이 되는 정보가 조작·왜곡되고 상장사 공시와 국가 인허가를 통해 신뢰를 얻었다면, 그 결과를 개인투자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넨셀과 관련된 투자 과정에는 당시 코스닥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메자닌 투자를 반복해온 이른바 '큰손'들도 잇달아 등장했다.
원영식 전 초록뱀미디어[047820] 회장은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이끌던 KH그룹 측에 자금을 댄 인물로 거론된다.
KH필룩스는 2020년 11월 제넨셀에 투자한 뒤 주가가 크게 뛰었고, 이후 바이오 신사업을 내세워 대규모 CB 발행과 유상증자를 이어갔다. 원 전 회장 측 투자조합도 이 과정에서 일부 CB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회장은 이후 빗썸 관계사 배임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2021년에는 김형준 당시 에이티세미콘 대표가 제넨셀 투자자 명단에 등장했다.
에이티세미콘은 그해 리더스기술투자를 인수하면서 제넨셀 지분 투자를 회사의 성장 가능성으로 내세웠다. 김 전 대표는 이후 회삿돈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세종메디칼은 2022년 들어 다시 카나리아바이오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 과정에 관여한 이모 전 회계사는 카나리아바이오 등 여러 상장사를 이용한 시세조종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영권이 바뀐 뒤에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는 세종메디칼의 바이오 신사업을 설명하는 주요 재료로 활용됐다.
세종메디칼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남궁견 씨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판타지오[032800]의 회장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판타지오는 남자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 출신의 배우 차은우 등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사로 최근 드라마 '김부장'의 공동 제작 등 드라마 콘텐츠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제넨셀과 관련됐던 KH필룩스는 올해 1월 상장폐지됐고, 세종메디칼과 케이바이오랩스[038530], 현대사료[016790] 등도 상장폐지 절차를 밟거나 위기에 놓였다.
반면 이들 기업의 투자와 M&A 과정에 참여했던 일부 인물들은 이후에도 자본시장과 상장사 경영 현장에서 현재도 활동 중이다.
호재성 바이오 재료를 앞세워 주가를 띄운 뒤 초기 투자자나 큰손은 빠져나가고, 그 후유증은 부실기업과 개인투자자에게 남는 일이 반복돼온 셈이다.
과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제넨셀 임상 승인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 후보자까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번 사안은 과거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코스닥시장 불공정거래와 투자자 보호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ihell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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