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몇배로 급등 논란…가치 무관 호가에 '널뛰기'

엔화 코인 JPYC, 업비트 상장 직후 유동성 부족 탓 가격 치솟아

작년에도 달러 코인 1만원까지 뛰어…"시장 조성자 제도 필요"

스테이블코인 (PG)
[김선영 제작]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법정화폐와 가격이 일대일로 연동되는 특성을 지닌 스테이블코인이 반짝 몇배로 급등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유동성이 제한적인 상황에 매수세가 몰리다 보니 벌어지는 일로, 업계에서는 투자자 주의와 함께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제이피와이코인(JPYC)은 상장일인 지난 17일 오후 6시에 12원에 거래를 시작해 한 시간여 뒤 세 배가 넘는 37.6원까지 치솟았다.

이 코인은 일본 엔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17일 당시 해외 시장에서는 8원대에 거래됐지만, 상장 직후 국내 유통 물량이 제한적인 가운데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순간적으로 뛰었다.

업비트는 가격이 진정되지 않자 유통량을 늘릴 수 있도록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더해 카이아와 폴리곤 네트워크를 통한 입금을 추가 지원한다고 안내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시가 대비 200% 가까이 올랐던 JPYC의 가격은 안정됐고, 이튿날부터는 글로벌 시세이자 기준가격에 가까운 8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이 널뛰는 현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되풀이됐다.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이유알코인(EURC)은 업비트에서 지난 13일 3천300원까지 가격이 뛰었고, 이튿날 빗썸에서도 가격이 7천860원까지 솟구쳤다. 통상은 1천500원 전후에서 거래되다가 4∼5배로 뛴 것이다.

작년에도 10월 10일에 업비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1천655원까지 올랐다. 같은 날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도 가격이 원래 가치의 7배에 가까운 1만원까지 올랐다.

이튿날 빗썸에서도 USDT 가격이 5천755원, USD1 가격이 9천5원까지 급등했다.당시 USDT와 USD1는 1천5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곤 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거래 가격이 본래 가치와 상관없이 개별 거래소 호가창에 들어온 매수·매도 주문에 따라 형성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단기 매수세가 집중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작년에는 (시장 급락으로) 해외 거래소 마진콜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거금으로 사용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급하게 확보하려고 하면서 가격이 크게 움직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JPYC 사례와 발생 배경은 다르지만, 글로벌 기준 가격이나 발행사 상환 구조가 흔들린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원화 기준 가격을 크게 움직였다는 점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관련 통제 장치가 없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국내는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의 활동이 금지됐고 법인과 금융기관의 참여가 차단돼 개인의 유동성만으로 운영된다"라며 "전문성을 가진 시장조성자가 활동하면 예방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도 "신규 자산 거래지원 전후로 충분한 물량이 시장에 유통되고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라며 "시장에서는 독립적인 마켓메이커가 안정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 가치가 말 그대로 '스테이블'(안정적)하지 못한 이런 약점은 한국은행 등 중앙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의 법정통화 대체에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국장이었던 지난해 한 강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 "스트레스 상황 발생 시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은행은 최종 결제 자산으로서 법정 화폐가 가지는 '신뢰의 앵커(닻)' 역할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게 신 총재의 오랜 신념으로 알려졌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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