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 지속…고가주택은 과세 영향"

"8월 부동산시장 대책에도 주택 가격 상승 기대 여전히 높아"

"가계대출 증가세 축소됐으나 주택 중심 재차 확대 가능성도"

"대책 효과, 주택가격 기대에 크게 좌우…심리 관리에 주안점 둬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 정부가 지난 8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놨으나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며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집값에 따라 세부담 증가 폭이 차등화되면서 고가주택은 매도 물량이 증가하고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거나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부동산) 보유세·양도세제 개편으로 공시가격 수준에 따라 세부담 증가폭이 차등화되면서 시장의 반응이 주택가격별로 다르게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를 열고 이를 바탕으로 8월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세제·금융·공급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한은은 대책 이후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과세 강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고가주택은 매도물량 증가와 가격 상승 폭 둔화 또는 하락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지역에서는 주택 매수 수요가 이어지면서 높은 가격 상승률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가격은 지난 7월 27일 대비 기준으로 지난 14일까지 강남은 1.28%, 서초는 0.94%, 송파는 0.34% 내렸고, 중랑구는 3.46%, 성북구는 3.36%, 서대문구는 3.15%, 강북구는 2.9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시장 흐름을 과거 주요 대책 발표 시기와 비교하면 매물 증가규모와 가격 상승세 둔화 정도가 과거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봤다.

대책 발표 후 6주 경과 시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은 7.0만호로 과거 대책 발표 후 평균(7.0만호) 수준,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0.16%로 과거 평균(0.10%)을 소폭 상회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보고서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한은은 이번 대책 발표로 보유 유인이 축소되며 고가주택과 비거주주택 등의 투자수요가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대책 이후 주택 공급 속도가 가속화되면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며 가격상승 압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고, 내년과 내후년 중 다주택 가구에 양도세 중과가 한시 완화되는 등의 대책은 기존 주택의 매도 물량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신규주택이 실제로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대책 효과는 향후 주택가격 기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매도 유인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5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1%(25년 이후 전국 아파트 기준) 또는 3.5%(수도권 아파트 기준)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기간인 내년 중 주택 매도 유인이 있는 다주택 가구 비중이 각 30.4%, 19.8%로 추정됐다.

반면 기대 상승률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인 8.2%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에는 매도 유인이 있는 가구 비중이 8.9%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대출이 올해 중 주택매매거래 증가, 주식투자자금 수요 확대 등 영향으로 빠르게 증가해오다 8월 들어서는 금융기관의 대출취급 규모가 총량한도에 다다르며 증가세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울 외곽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 중·저가 주택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 중이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여전히 높은 상황인만큼 가계대출 총량목표 상향 조정으로 주택 관련 대출 중심의 증가세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향후 정책당국이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주택가격 기대심리 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봤다.

[한국은행 보고서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정부의 주택관련 대출 관리 기조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 지속으로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잠정치 기준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 2천792조5천억원, 부동산 관련 보증 1천114조7천억원, 금융투자상품 400조5천억원으로 추산됐다.

부문별 증가율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부동산 관련 대출은 2.7%로 작년 말(2.5%)에 이어 소폭 상승, 부동산 관련 보증과 금융투자상품은 각 4.2%, 6.5%로 작년 말(각 2.7%, 3.2%)보다 확대됐다.

명목GDP(국내총생산) 대비 부동산 관련 대출·보증·금융상품 비율은 2024년 정점을 기록한 뒤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올해 들어 GDP 증가 영향으로 하락 폭이 크게 확대됐다.

올해 2분기 말 부동산 관련 대출은 94.4%(-8.4%p), 보증 37.7%(-3.1%p), 금융투자상품 13.5%(-1.0%p)로 모두 전년 말보다 하락했다.

한은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과정에서 관련 익스포저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생산성과 사업성에 기반한 선별적 자금공급을 통해 잠재리스크 누적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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