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유류할증료 동남아 직격…일본·중국 항공여객은 20%대↑

고유가로 여행심리 위축됐지만 국제선 항공 여객 10% 증가

중동전쟁 여파로 인천공항 경유하는 환승 수요도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올해 들어 고유가로 여행심리가 위축됐는데도 국제선 항공 여객이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와 무비자 효과로 일본·중국 노선 이용객이 많이 늘어난 데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환승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제선 여객은 6천843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천231만5천명)보다 9.8% 증가했다. 국제선 운항 편수는 38만4천700편으로 6.6% 늘었다.

지역별로는 일본 노선 여객이 2천131만명으로 20.3% 증가했고 중국 노선은 1천361만5천명으로 23.0% 늘었다.

일본과 중국 노선의 여객 증가분은 모두 614만1천명으로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분 612만명과 비슷한 규모다. 두 노선 여객은 전체의 51.0%를 차지했다.

일본은 엔저가 여행 수요를 뒷받침했고 중국은 무비자 입국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노선은 운항 편수가 7.9% 증가하는 동안 여객은 23.0% 늘어 공급 증가를 훨씬 웃도는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중일 관계 악화로 중국 정부가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 일본 대신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많아진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동남아 노선 여객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일본, 중국에 이어 3위인 베트남 노선은 662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필리핀은 250만1천명으로 13.7%, 태국은 234만3천명으로 13.0% 각각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면서 비행시간이 4∼6시간인 동남아보다 1∼3시간 거리인 일본·중국으로 여행 수요가 이동했으며 항공사들도 탑승률과 수익성이 높은 일본·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을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8월 운항 편수도 베트남 6.6%, 태국 9.3%, 필리핀 17.5% 각각 감소했다.

다만 유류할증료 상승에도 장거리인 미주와 유럽 노선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주 노선 여객은 496만1천명으로 8.2%, 유럽은 347만8천명으로 9.3% 증가했다.

비즈니스와 유학 등 고정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장거리 환승 수요를 흡수, 중동 전쟁 이후 동남아와 호주 등지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던 수요 일부가 인천공항 경유 노선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미중 직항 노선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에서 인천을 거쳐 미주로 향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환승객 통계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올해 1∼8월 국제선 환승 여객은 598만2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98만명보다 20.1% 증가했다.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율의 두 배가 넘는다.

지역별 환승객 증가율은 유럽이 53.0%로 가장 높았고 일본 42.6%, 중국 35.8%, 미주 12.8% 등이었다. 미주 환승객은 20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부 항공사는 환승과 방한 수요 증가의 수혜를 봤다. 대한항공은 중동전쟁 영향이 본격화한 2분기에도 여객사업 매출이 2조8천47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천514억원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한국발 여객 수요는 다소 위축됐지만 중동 지역 환승 수요와 방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해 로스앤젤레스(LA)와 애틀랜타, 밴쿠버 등 북미 노선을 증편하고 도쿄·오사카 등 일본 주요 노선의 공급도 확대했다.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등은 최근 샤먼, 항저우, 구이린 등 중국 노선 신규 취항 계획을 발표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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