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부캉이'가 울린 경종…기후변화로 급변한 해양생태계

동해안 수온 상승 대형 상어 출몰 증가…청상아리 가장 많아

난류성 어종 참다랑어 어획량 급증…살오징어·명태 등 급감

부캉이에 작별인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9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부산해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정과 고무보트가 물줄기를 뿌리며 상어(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몰아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부캉이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9.29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들어와 열흘 넘게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가 전국적인 명물로 떠올랐지만, 그 밑에 깔린 기후 변화 문제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상어가 해변 공원 수로에 들어온 극히 이례적인 현상은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경종이라는 것이다.

30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동해안에서는 대형 상어의 출몰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동해안의 대형 상어 혼획(다른 물고기와 함께 잡히는 현상)은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건)의 2.5배에 달했다.

청상아리가 37건으로 가장 많았고, 악상어(10건), 청새리상어(10건), 무태상어(5건), 귀상어(5건)가 뒤를 이었다. 부캉이도 무태상어로 추정된다.

대형 상어는 연근해 어업에 특별한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사람을 해칠 수 있어 해양레저 활동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 출몰 빈도가 높아진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무관치 않다.

김맹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동해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의 분포 범위가 확대되면서 대형 상어의 출몰이 잦아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연근해 표층 수온은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1.6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수온 상승 폭의 2배를 넘는다. 국내 연근해 수온 상승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동해안의 경우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대마난류와 동한난류가 강해지면서 수온 상승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어족 자원 분포도 변화 양상이 뚜렷하다.

강릉 주문진항에 쏟아진 '대형 참치'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지난 6월 9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 앞바다에서 정치망 그물에 잡힌 다량의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배에서 내려지고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몇 해 전부터 강릉과 삼척 등 강원 동해안에서도 잡히기 시작한 참다랑어는 며칠 전부터 강릉 앞바다에서도 1.5m가 넘는 대형 성체가 잡히고 있다. 2026.6.9 yoo21@yna.co.kr

동해안에서 어획량이 증가한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으로 참다랑어가 꼽힌다. 참다랑어는 상어의 주요 먹잇감이기도 하다.

국내 연근해에서 참다랑어는 과거 제주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잡혔지만, 최근 들어 동해안에서 어획량이 급증하고 있다.

참다랑어알과 자치어(알에서 부화한 어린 물고기)가 채집되는 해역도 제주 남부 해역에서 동해 남부 해역을 넘어 독도 주변 해역으로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다랑어 외에도 전갱이, 삼치, 방어 등이 국내 연근해에서 어획량이 증가 추세인 어종으로 분류된다. 이 또한 수온 상승으로 해양 환경 변화가 이들의 서식 조건에 유리하게 바뀐 결과로 분석된다.

반대로 살오징어는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감소한 대표적인 어종이다.

살오징어는 2000년대만 해도 많이 잡혔지만, 2010년대 들어 어획량이 급감했다. 동해 수온 상승으로 어장 분포가 북쪽으로 올라간 탓이다.

쥐치, 명태, 꽁치 등도 어획량이 감소했다. 명태의 경우 어족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 전면 조업 금지 상태다.

국내 연근해에 아열대성 해파리 유입이 증가한 것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근해에 급증한 해파리는 그물을 찢는 등 조업 피해를 일으키고, 독성을 가진 개체는 해양레저 활동을 방해한다.

녹색당은 최근 부캉이에 관한 논평에서 "지금은 상어에 환호하며 즐길 때가 아니라 그 심각성을 깨닫고 삶과 시스템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며 "상어의 출현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한편, 먹이를 찾아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들어온 부캉이는 지난 29일 워터펌프를 동원한 해경의 구조작업에도 수로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해경은 다음 달 2일 그물을 동원해 다시 구조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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