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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세수에 '미래대응기금' 200조 넘기나…국채 상환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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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선임기자 = # 1990년대 말에서 2000년 전 세계는 닷컴 붐에 휩싸였다. 인터넷 혁명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로 투기적 자금이 봇물 터지듯 몰려들자 나스닥지수도 가파르게 올랐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비이성적 과열'을 식히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긴축)에 나섰다. 미국 기준금리는 1999년 6월 연 4.75%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1.75%포인트(175bp) 인상돼 2000년 5월 연 6.50%까지 올랐다. 10년,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6%를 넘었고 회사채 금리도 치솟았다. 금리가 오르자 미래 성장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등한 닷컴 기업들이 자본조달 비용(이자)을 감당하지 못해 도산하기 시작했고 나스닥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무위험 자산인 국채만 보유해도 연 6∼7%의 확정 이익을 거두는 상황이 되자, 투자자들이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술주 투매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 국면 수준까지 치솟았다. 29일(현지시간)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장중 5.6%를 돌파해 2002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5.2%대로 6%를 향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 가격은 급락했다. 위험이 없는 국채 금리가 오르다 보니, 배당이나 이자도 없는 금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기금리 상승은 과거에는 '경기 회복과 견고한 성장'을 뜻했으나 지금은 다른 양상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천문학적인 부채와 재정적자, 중동 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그리고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이 겹쳐 만들어낸 기형적 결과물로 분석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발표한 2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데이터센터 건설 인력, 전력망, 원자재 등 실물 자원을 빨아들이며 물가를 직접적으로 자극했다. 여기에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공격적인 회사채 발행에 나서 금리 상승을 부채질했다.
연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AI 혁신으로 생산성 개선과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 효과는 수년 뒤에나 확인되지만,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가 상승과 자산 랠리는 당장의 물가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이달에 이어 10월과 12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세 번 연속 인상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긴축 사이클은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게 된다. 이는 중동 분쟁이 조기에 끝나거나 미국 경기가 급격한 침체에 빠지지 않는 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미 국채와 회사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AI 설비투자'와 '가계 소비'는 시험대에 올랐다.
기술 기업들은 설비투자 계획을 재조정하거나 축소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했고 대출 금리 인상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돼 경기 침체 확률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 주택 거래가 얼어붙고, 소비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 미국의 장기금리 급등은 우리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달러 선호 현상으로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금리 동반 상승으로 이자 부담(자본 비용)이 커지면 내수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기업과 가계, 당국은 고금리 장기화를 넘어 새로운 금리 정상(New Normal)에 대비해야 한다. 시중금리가 6%를 웃돌고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가 7∼8%대로 오르면 주식시장과 실물 경제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에 두는 방어적 스탠스가 필요하다. 파도를 타기보다 방파제를 높이고 닻을 단단히 내려야 할 시간이다. 과도한 베팅은 무모하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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