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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지옥' 아내 "남편 폭행에 갈비뼈 부러지고 물에 집어넣어"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선임기자 = # 1980년대 후반 한때 일본에서는 도쿄 토지가치로 미국 전역의 땅을 살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일본 내에서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불패 신화에 기댄 투기적인 기대감이 땅값을 밀어 올려서다. 그러나 영원히 부풀어 오를 것만 같던 거품은 만성 불황으로 둔갑했다. 거품이 꺼지자 가계와 기업이 빚을 갚느라 소비와 투자를 멈췄다. 자산가치는 70% 넘게 폭락했지만, 부채(빚)는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제학 이론상 일반적으로 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돈이 풀려 대출이 늘고,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물가가 올라간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 메커니즘이 30년 넘게 작동하지 않았다. 돈을 아무리 풀어도 실물 경제로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이다. 일본은행과 일본 정부가 0%대나 마이너스(―) 초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 정책을 펼쳤지만, 일본은 만성적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경험이 있는 미국 등 다른 국가는 강력한 재정지출이나 신속한 부실은행 정리, 통화 바스켓 조정 등으로 5∼10년 안에 탈출구를 모색했다.
반면 일본은 부실채권 정리와 좀비기업 구조조정 지연, 빠른 속도의 초고령화, 내수 중심의 디플레이션 심리 고착이 결합하면서 세계 역사상 가장 긴 30여년 불황을 겪은 유일무이한 모델로 남게 됐다.
특히 일본에서는 경제 주체들의 행동 양식 자체가 디플레이션에 최적화됐다.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구조적 인구 절벽이었다. 일본은 1995년을 기점으로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해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은퇴 후 수명이 길어지자 돈을 쓰지 않고 예금으로 묶어두는 방어적 소비가 일반화했다. 가계는 "내년에 물건값이 더 떨어질 텐데 지금 살 이유가 없다"며 내구재 소비를 미뤘다. 내수 기업들은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물건값을 낮추거나 동결했고,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했다. 임금이 오르지 않으니 지갑을 더 닫고 물가가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9일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융시장 예상대로 1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2025.12.19 mon@yna.co.kr
일본은 올해 들어서야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로 진입했다. 전쟁 등으로 수입 인플레이션(물가 급등) 현상이 빚어지자, 내수 기업들이 판매가를 올렸고 극심한 인력난을 겪는 기업들은 30여 년 만에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물가가 오르고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자 일본은행이 비정상적인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비로소 끝낸 것이다.
# 한국도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천112만5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21.6%에 이른다.
가계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 자산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불안에 짓눌려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정부가 경제가 잘 돌지 않을 때마다 부동산 시장을 경기 부양의 수단으로 쓰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깎아주면서 투기 수요를 자극하곤 했다. 그러나 이런 투기를 자극하는 방식은 당장의 경제 지표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
일본 사례에서 얻은 "거품은 언젠가 꺼지고, 그 청산의 비용은 사회의 약한 고리부터 무너뜨린다"는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계부채를 철저히 관리하고 투기 수요를 차단하면서 공급을 체계화하는 길을 가야 한다. 부동산에 묶여 있는 자금이 혁신기업과 미래 산업 투자로 갈 수 있게 물꼬를 터줘야 한다. 생산과 혁신 경제로 가는 것이 '잃어버린 30년'의 전철을 밟지 않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전 세계 주요국은 초저금리 시대로 쉽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금리 인상으로 차입 비용(이자)이 늘어난 시기에는 빚에 의존한 부동산 불패 신화가 파멸로 귀결될 수 있는 위험도 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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