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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거래일만에 7천피에서 6천피 턱걸이…수급 공백에 호실적도 무소용
외국인, 하루 4조5천억원 매물폭탄…레버리지 대책이후 잠잠했던 변동성 확대
'금리·환율·中위협' 등 악재에 글로벌 위험자산 비중축소 겹쳐…자사주 매입 종료 여파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로, 코스닥 지수는 12.16포인트(1.43%) 내린 837.03으로 마감했다. 2026.10.13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재점화한 가운데 코스피가 불과 5거래일 만에 1천 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로 장을 마쳤다.
3.10% 내린 6,186.08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5,911.11(-7.41%)까지 추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 간신히 6,000선을 지켜내는 흐름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에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 2일 7,003.74로 마감, 9월 하순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7천피'를 회복한 이래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 중이다.
이 기간 누적 낙폭은 968.39포인트(13.83%)에 이른다.
7,000선에 있던 지수가 단숨에 6,000선대 초반으로 내리꽂히면서 코스피 시가총액도 800조원 가까이 감소해 5천조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5거래일 이상 연속으로 내린 건 2024년 12월 말∼2025년 1월 초 이후 처음이다. 당시 낙폭은 5거래일간 1.76% 내리는 데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해방의 날'(2025년 4월 2일)이나,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 글로벌 반도체 조정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에 따른 수급충격으로 급락장이 펼쳐졌던 올해 7월에도 5거래일 연속 하락은 없었다.
특히 이번의 경우 지수 낙폭이 6일 -0.89%, 7일 -1.98%, 8일 -2.62%, 12일 -3.65%, 13일 -5.46% 순으로 갈수록 커지는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지난 6월 19일 장 중 한때 9,385.59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7월 29일 장중 5,262.77까지 추락했다가 글로벌 반도체 조정이 끝나며 기사회생한 이후 7,0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박스권 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개천절 연휴(3∼5일)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급격히 탄력이 둔화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 7월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책 강화 이후 다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7월 급락장 당시 '진바닥'으로 거론됐던 6,000선에 간신히 걸려 있는 수준이다.
당시에는 6,000선 붕괴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6.81%와 29.95% 급등하며 강한 되돌림이 연출됐으나, 한 달 넘게 급격한 조정을 받은 데 따른 반발매수 성격이 강했던 만큼 이번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최근 급락의 주된 배경으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원화 강세에 따른 부담, 삼성전자[005930] 3분기 실적발표에 뒤따른 셀온(Sell-on·호재 속 가격하락) 등이 거론된다.
지난 8일 공시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82.5% 증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한국 기업이 분기 영업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영업이익률 역시 55.1%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당일 2.42%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12일 4.39%, 13일 7.39% 급락하며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SK하이닉스[000660] 등 여타 반도체 관련주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인다.
오픈AI의 9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이 시장 기대치(680억∼700억 달러)보다 적은 500억 달러에 그쳤다는 이달 초 외신 보도로 인한 해프닝이 방아쇠가 된 모양새다.
회계상 매출 집계 방식의 차이일 뿐 실제 매출감소가 아닌 것으로 이후 밝혀지면서 AI 관련 수요가 급감했다는 우려는 불식됐으나, 한동안 잠잠하던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정점통과) 우려와 차익실현 욕구가 자극됐다.
이어 지난 주말 사이에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D램 메모리 기술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면서 올해 안에 이를 이용한 차세대 서버용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고, 전날에는 브로드컴과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나 전력 부족이 아닌 자금 조달이 AI 붐의 병목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쏟아냈다.
혹 탄 브로드컴 CEO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지금의 메모리 부족도 1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져 있을 수 있다"며 "최대 제약 요인은 자본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립부 탄 인텔 CEO도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자본과 자본비용의 상승"이라면서 "또 다른 도전은 투자자들이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전 세계적 고금리 기조가 AI 데이터 센터 등 인프라 투자를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오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고 미국 지수선물도 하락한 것은 AI 투자 수익성 우려와 글로벌 위험자산 비중 축소가 맞물린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때마침 삼성전자의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 자사주 매입이 사실상 종료되고,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소각 역시 막바지에 이른 것도 국내 주식시장의 방어력을 크게 낮춘 요인으로 거론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7월 급락장 여파로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있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도 매수 여력이 제한되며 국내 주식시장은 수급 공백에 시달려 왔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힘입은 기타법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코스피 하단을 떠받치고 있었는데, 이달 들어 매수 강도가 부쩍 약화한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홀로 4조5천25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2조2천271억원과 1조6천90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도 매수 우위를 기록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5천954억원에 그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외국인 매도 자체보다는 이를 상쇄해줄 국내 주식 수요 기반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수급이 취약한 까닭에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때마다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국장을 더욱 외면하게 하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같은 매도에도 지수가 무너진 이유는 자사주 완충의 소멸"이라면서 "8∼9월 외국인은 31조7천억원을 팔았지만 코스피는 3.7% 올랐는데 반도체 2사가 하루 1조6천100억원을 받아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순매수 규모가 하루 7천900억원 수준으로 반감했고, SK하이닉스도 이번 주 매입이 끝나는 가운데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1조3천100억원)과 레버리지 지수상장펀드(ETF) 리밸런싱이 하락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54배로 7월 30일 저점 4.74배를 밑돌며 종가 기준 사상 최저 PER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 PER(7.2∼9.5배)로 역산할 경우 시장은 이익전망 대비 35∼51% 감소를 선반영하고 있는 셈이고, 이익수익률과 국고 10년물 차이는 17%포인트로 사상 최대"라면서도 "이는 하방을 제한하는 근거이지만 반등의 트리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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