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발 데이터센터 잇단 IPO 철회가 AI 인프라주 급락 촉발"

FT, 거품 걷히면서 장기 계약 확정된 기업들 가치 부각

호주 캔버라에 있는 한 데이터센터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들의 주가 급락은 호주의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연이어 기업공개(IPO)를 포기한 데서 비롯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비디아와 블랙스톤의 지원을 받아 호주 사상 두번째 규모인 440억호주달러(약 41조원)의 기업가치를 내세우며 IPO에 나섰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퍼머스는 지난 10일 IPO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또 다른 호주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에어트렁크도 시장 상황 악화를 이유로 싱가포르 리츠 상장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는 무리한 기업가치 평가와 과도한 차입 계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퍼머스가 내세웠던 기업가치는 3개월 전 투자 라운드 때보다 2배나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퍼머스는 상장 후 추가로 최대 300억달러의 채권 발행을 계획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미국의 대표적 네오클라우드 업체인 코어위브의 마이크 인트레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메모에서 "퍼머스, 에어트렁크, 람다랩스 등의 자금 조달 실패가 우리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번지고 있다. 이들 기업이 실행력이나 매출, 규모를 무시하고 막대한 자본을 조달하려 했다"고 적었다.

그동안 정치적인 변수가 적은 데다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앞세워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기업들에 데이터센터 투자 최적지로 선전해온 호주 정부는 이번 사태로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시장의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호주의 데이터센터 산업 전반이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신문은 소개했다.

퍼머스는 공모 시장 대신 사모펀드 등 민간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고 나스닥 상장사인 샤론AI는 일주일 새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했지만 호주 증시 2차 상장을 강행할 예정이다.

FT는 "일부 투자자는 지금의 조정을 AI와 데이터센터 생태계에서 확실한 매출을 보장받는 진짜 보석에 투자할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시장의 거품이 걷히면서 장기 계약이 확정된 건설, 인프라,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텐캡의 창립자이자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준베이 류는 "철저한 분석 없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성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시장 환경이 더 혹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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