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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둥 두께 과대평가·구조물 무게 과소산정…부실 구조검토가 화근
준공도면 공유 안 되고 1층 기둥만 실측…잘못된 해체계획대로 시공
시공사·발주자 관리·감독도 미흡…정부, 해체공사 제도개선 추진
(세종=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작년 11월 노동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는 준공도면 공유와 현장 실측, 구조안전성 검토, 관리·감독 등 여러 단계에서 발생한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조사됐다.
발파 해체에 앞서 기둥을 지나치게 많이 절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기둥이 무게를 버티는 능력은 과대평가하고 구조물의 무게는 과소평가하는 등 잘못된 구조검토를 바탕으로 해체계획이 수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엿새째인 11일 오후 발전소 보일러타워 4호기 6호기가 발파 해체한 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재개를 위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날 중수본은 보일러타워 4호기와 6호기를 발파한 뒤 본격적으로 사고가 난 5호기 주변 실종자 수색에 나선다. 2025.11.11 handbrother@yna.co.kr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 조사위원회(조사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보일러타워의 기둥을 지나치게 많이 절단한 결과, 기둥이 상부 구조물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보일러타워를 폭파해 철거하기에 앞서 기둥과 보 등 구조물 일부를 미리 잘라내는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하면서 남은 부분이 상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휘어지며 꺾이는 '국부좌굴' 현상이 발생했고, 구조물 전체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한 것은 구조검토 과정에서 자료 오류와 기술적 검토 미흡으로 안전하게 잘라낼 수 있는 범위를 잘못 계산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보일러타워는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의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 구조인데 해체 전문 하도급업체는 준공도면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상층 기둥 한 곳에서만 두께를 측정하고 이를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해 해체도면을 작성했다. 하도급업체는 조사위 청문회에서 상부 기둥을 직접 측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위험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붕괴가 시작된 높이 26.2∼27.2m 지점의 기둥 두께는 15㎜였지만, 구조검토에서는 24㎜로 계산했다. 반면 구조물의 무게는 실제 3천525.8t보다 약 520t(17.3%) 가벼운 3천5.8t으로 산정했다. 기둥이 무게를 버티는 능력은 과대평가하고 실제 기둥이 견뎌야 할 무게는 과소평가한 셈이다.
(울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엿새째인 11일 오전 발전소 보일러타워 4호기 6호기가 발파 해체 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발파 4호기 6호기 발파 직후 8개팀 70여명을 투입해 붕괴 사고가 난 5호기 주변으로 수색을 벌일 예정이다. 2025.11.11 [공동취재] handbrother@yna.co.kr
또 기둥 절단에 따른 국부좌굴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았고, 노후 구조물의 변형이나 작업 중 손상 등에 대비한 안전 여유도 확보하지 않았다.
사고 전 구조검토에서는 하중이 설계 강도의 95% 수준으로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사위가 실제 기둥 두께와 구조물 무게, 국부좌굴 가능성 등을 반영해 재검토한 결과, 붕괴가 시작된 지점에서는 하중이 설계 강도의 120%에 달해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잘못된 해체계획 도면에 따라 기둥을 절단했으며, 계획보다 더 많이 절단한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준공도면과 해체도면을 비교·검증하는 명확한 절차와 책임 주체가 없었던 점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준공도면이 해체 전문업체에 제대로 전달됐다면 상부 기둥의 철판 두께가 더 얇다는 사실을 실측 없이도 알 수 있었고, 도면이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높이별로 주요 부위를 실측했다면 실제 두께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공사와 발주자의 관리·감독도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원도급사인 HJ중공업은 전문업체의 판단에 의존해 시공상세도와 실제 현장 조건이 일치하는지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고, 발주자인 한국동서발전도 공사 참여 주체들을 체계적으로 총괄관리하지 못했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조사위는 재발방지를 위해 ▲ 해체공사 현장조사 강화 ▲ 해체공사 기술기준 마련 ▲ 고위험 해체공사 설계·시공 관리 강화 ▲ 발주자 책임 강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고위험 해체공사의 경우 구조전문가 등 독립된 제3자의 해체계획 검증을 의무화하고, 준공도면과 현장 실측자료를 반드시 대조·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와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종합해 해체공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해 법령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사 등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협조할 방침이다.
작년 11월 6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높이 63.4m의 보일러타워 5호기가 사전 취약화 작업 중 무너지면서 노동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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