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견제에도 中과 손잡는 포드…美정부·韓 모두 뿔났다

포드, 샤오미 이어 지리와 유럽 생산협력 추진…자율주행 협력 논의

美정부 "등 돌린다"며 반발…SK온 등 배터리서 결별한 韓에도 악영향

미국 포드
[UPI=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대표하는 완성차업체인 포드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잇달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는 샤오미에 이어 지리차와도 손을 맞잡을 전망인데, 협력을 위한 지역이 유럽을 넘어 미국 내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정부의 반발과 규제를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중국업체 간 협력은 한국 완성차는 물론 배터리 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관련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지리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 간 합종연횡 양상이 가속하는 가운데 포드는 샤오미에 이어 중국 지리차와 잠재적 파트너십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는 유럽 내 포드 공장 시설을 활용해 지리차가 유럽용 차량을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포드의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이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와 지리차가 자율주행을 포함한 차량 기술 공동 활용 방안도 협의 중이라며 다만 유럽 내 생산 논의가 훨씬 더 진전됐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유럽 생산 협의를 위해 이달 초 중국에 관계자들을 파견했고, 이에 앞서 미국 미시간에서 지리차 경영진과 포드 지도부 간 회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중국 자동차업체와 협력을 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드가 중국 샤오미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합작 회사 설립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포드와 샤오미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올해 1월 미국 내 포드 전기차 판매가 69.2% 급감하면서 양측의 협업 가능성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포드와 지리차도 유럽 생산 협력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는 상태다.

포드는 "다양한 기업과 항상 여러 주제로 논의를 진행하고 이는 결실을 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고, 지리차는 답변을 피하고 있다.

샤오미 전기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포드와 두 중국업체의 협력이 현실화할 경우 포드는 기술개발 등 비용 측면에서 지리차와 샤오미는 현지생산 측면에서 이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8만4천113대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그 결과 포드 전기차 산업부는 전년에 이어 7조원이 넘는 누적 손실을 냈다.

포드가 샤오미와 지리차와 손을 잡을 경우 전기차 생산은 물론 자율주행 등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술 개발 등에서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유럽에서 자국 경쟁사인 BYD와 상하이자동차와 크게 밀리고 있는 지리차는 현지 생산을 통해 최대 37.6%의 잠정 관세를 피할 수 있고, 샤오미도 미국 고율 관세와 규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포드와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은 미국 내 반발 및 규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하원 존 물레나 미중 경쟁특위 위원장은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안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포드는)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며 이런 협력 추진을 비판했다.

그는 포드와 중국 배터리업체 CATL가 생산 협력을 합의한 것을 두고 지난달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를 설명하라는 서한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포드도 지리차와의 협력 범위를 유럽을 넘어 미국으로까지 확대할 것을 검토했지만 이러한 반발을 고려해 현재 유럽으로만 논의 범위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와 중국 업체 간 협력은 한국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최대 완성차업체인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양사 협력 범위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분야의 픽업, 소형차와 전기 상용차 분야에 국한돼 있어 포드와 중국업체 간 협력 범위보다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포드는 올해 캐즘 등을 이유로 SK온과 합작해 만든 미국 법인 운영을 종료하고 대신 중국 CATL와 배터리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포드는 SK온과의 합작법인으로 운영하던 켄터키주 공장에서 CATL과 ESS용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온과 포드가 공동 운영했던 블루오벌 켄터키 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볼보,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업체들과도 손을 잡게 된다면 한국 업체들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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