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출신 첫 기능국가대표 "'나도 할수있다' 희망주고 싶어요"

국제기능올림픽 CNC선반 직종 출전하는 미르자 모히드 알리씨

"즐기면서 버티면 본인이 원하는 바를 충분히 쟁취할 수 있을 것"

기계를 다루는 미르자 모히드 알리씨
(서울=연합뉴스) 다문화가정 출신 첫 국제기능올림픽 한국 국가대표 미르자 모히드 알리(왼쪽)씨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후 CNC선반 기계를 다루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제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합니다."

17일 다문화가정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가 된 미르자 모히드 알리(21)씨는 최근 인천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르자씨는 파키스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아버지와 파키스탄 국적을 유지한 어머니 밑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최근 성인이 되면서 파키스탄과 한국 중 하나의 국적을 골라야 하자 본인의 정체성에 따라 한국을 골랐다.

한국인으로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아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는 그는 젊은 나이에 대기업인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하고, 올해 9월 상하이에서 열릴 제48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CNC선반 직종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CNC선반은 CNC선반 장비를 사용해 도면에 제시된 형상을 정밀하게 가공, 제품을 완성해내는 직종이다.

미르자씨는 "학교에서 기능반 선배들이 전국대회에서 입상해 현대중공업과 같은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을 보고 나도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능반 생활을 시작했다"며 "3학년 대회 때는 작은 실수로 입상을 못 해 좌절했지만, 재도전을 결심하고 더 높은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져 결국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고, 국가대표도 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CNC선반 종목은 2024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제47회 대회 때 김준수 선수가 13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 2연패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런 기대가 부담은 되지만, 선배의 금메달을 보며 본인도 그런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희망을 받았다고 그는 전했다.

미르자씨는 "국가대표로서 대회에서 실수 없이 본연의 실력을 발휘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며 "개인 성적을 넘어 기능 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떨치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르자씨는 자신이 꿈을 펼치는 데 있어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는 것에 함께 기뻐해 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셨다"며 "부모님의 카카오톡 프로필이 제가 훈련하는 모습이나 입상한 사진일 정도로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하는 미르자 모히드 알리씨
(서울=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다문화가정 출신 첫 국제기능올림픽 한국 국가대표 미르자 모히드 알리(왼쪽)씨와 지도위원 박영석씨.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문화적인 측면에서 일부 다름이 있지만,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기능반과 직장 생활에 있어 큰 불편은 없었다고 그는 돌아봤다.

같은 HD현대중공업 소속인 국제기능올림픽 지도위원 박영석 씨에게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다문화가정 출신으로 처음 국가대표가 된 소감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 국가대표라는 데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선수로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 사례가 많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한다"며 "문화적 차이가 크다 보니 이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겠지만, 오히려 즐기면서 버티면 본인이 원하는 바를 충분히 쟁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르자씨는 국제기능올림픽 이후에도 CNC선반 직종의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후배 양성과 훈련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며 "믿고 지원해 주신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물론 20대 초반 젊은이다운 바람도 내비쳤다.

"여행을 가고 싶어요. 그리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하지 못했던 주말에 늦잠을 자는 등의 사소한 일탈도 해보고 싶습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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